추억의 술 녹산주

2010-02-23     해남우리신문

삼산면 나범리에서 생산되던 녹산주, 애주가들이라면 모두 기억하는 술이다.
쌀로 빚어내 알콜농도 45도가 넘는 독한 술로 기억되는 녹산주가 무척이나 그리운 계절이다. 계곡면에서 생산되는 진양주와 함께 해남 향토주로 자리 잡았던 녹산주가 맥이 끊겨 추억의 술로 기억되게 됐다. 녹산주는 북한에서 생산되는 술로 부드럽고 깔끔한 맛으로 오랜 세월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60~70년대 해남 애주가들을 무척이나 취하게 만들었던 녹산주, 실향민이었던 조현화씨의 부친인 조중삼씨가 삼산 나범리에 정착하면서 빚기 시작한 술이다. 이후 조현화씨가 그 맥을 이었는데 처음엔 녹산주라 불리다가 나주에서 먼저 녹산주라는 이름의 상표가 등록돼 있어 녹향주라 이름을 바꿔 출시된 술이다.
처음에는 고향에서처럼 보리쌀로 제조하다 이후 제조를 거듭한 끝에 쌀로 빚게 되었던 녹산주. 이후 조현화씨가 세상을 떠남으로써 같이 자취를 감추게 됐다. 추억속의 술로 기억될 녹산주는 제조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워낙 다양해진 술 시장을 뚫기가 그리 녹록치 않아 자녀들도 선뜻 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황해도에서 6·25전쟁을 피해 무일푼으로 월남한 조씨가 가족들의 생계를 잇고 고향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빚었던 녹산주. 그 맛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지.
녹산주란 이름은 삼산면의 옛 지명에서 따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