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여성 CEO를 만나다 ②수미다정 채수미씨
2010-03-03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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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암 여연스님에게 다도를 전수받고, 광주 차문화협회 2년 4학기 과정을 수료한 채 사장이 뽕잎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처음엔 녹차만을 제조했는데, 우연히 야생 오디를 따먹다가 뽕잎으로 차를 만들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단다. 야생 뽕잎을 채취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는데, 혼자 하는 일이라 너무 힘들어 잠시 중단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방치해두었던 뽕잎으로 차를 끓여보았더니, 독특한 맛이 나더라는 것이다. 차는 300~400도에서 덖었을 때 가장 좋은 맛이 우러나는데, 채 사장은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하고 있어 더 맛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뽕잎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성분은 야생이나 재배한 것이나 차이가 없다. 다만 채취 시기가 품질을 좌우해 봄과 가을에만 채취를 하고 있다. 계절별로 성분의 차이가 있어, 봄뽕은 비타민이 강하고, 서리 맞은 가을뽕은 단백질이 강하다. 그러나 여름뽕은 비의 영향으로 영양소가 적어 채취에 적합하지 않다. 처음에는 야생뽕잎만으로 차를 만들었지만, 지난해엔 4000여 평에 오디뽕을 심고, 차전용 뽕잎을 수확할 수 있는 품종인 YK209를 500평에 식재했다.
채 사장은 뽕잎차 외에도 뽕잎식품 개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자신이 개발한 나물, 장아찌, 뽕잎우거지 등과 생오디도 있다. 생오디는 금방 상하기 때문에 급속 냉동 형태로 판매가 된다. 체험행사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차보다는 뽕잎 가공식품을 더 높이 평가해 뽕잎 가공식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채 사장은 시장전망이 밝다고 했다.
흔히 뽕잎은 당뇨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뽕잎환은 당뇨 환자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다른 제품들은 밀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 환을 만들고 있지만, 채 사장은 뽕잎 자체에 있는 응고 성분인 연맥성을 이용해 다시마 5%와 섞어 환을 만들고 있다.
채 사장은 아직도 여성들이 사업을 하기에는 사회적 편견이 많다며, 남편의 도움이 많았다고 했다. 주말이면 휴식을 반납하고 자신의 일을 거들어주는 남편과 바쁠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와서 도와주는 주변의 언니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