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미래다

2011-09-27     해남우리신문

해남관련 지난 신문을 검색하다 문득 재미있는 문구를 발견하고는 이내 호기심이 발동해서는 결국 밤을 꼬박 새고 말았다.
2009년 신문들에서 자주 거론된 “인구 8만을 지켜라”“인구 8만 장벽”등의 제목카피와 함께 대책이 없다, 또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내용들의 기사들이다. 밤을 꼬박 새며 괜한 일(?)에 노동력을 허비하며 얻은 결론은 인구감소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도 없었고, 세워서 시행은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 결과 안타깝게도 지난 5월 30일 발표된  2010년 11월 1일 기준 통계청 발표 해남 거주인구는 6만6042명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몇 가지 더 재미있는 숫자 놀이를 해보자. 전국 평균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31% 정도인데 해남 역시 29%에 달해 초고령 사회로 들어섰음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 부작용으로 농촌경제인구의 70%가 연간 농산물 판매액이 1000만원도 안되고 최저생계비 이하로 생활하는 절대빈곤층이 도시보다 2.3배가 많고 농촌지역의 노인 인구 중 한 달 이상 치료를 요하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10명 중 9명이란다. 그야말로 농촌이 ‘요양 병동화’되고 있다.  
더욱 안 좋은 숫자는 15세 미만의 해남 인구가 8833명으로 전체인구의 13.4%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통계는 매년 인구의 자연감소가 일어난다는 이야기이며 해남의 미래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숫자는 해남군 전체인구 6만6042명 중에 23.7%인 1만5659명이 해남읍에 거주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면단위 농촌의 인구감소와 읍 집중현상을 반증하는 것이다.
결국 인구감소의 원인은 자연감소와 더불어 이농현상 두 가지로 집약된다.
좀 더 들여다 보자. 해남읍을 차타고 한 바퀴 돌아보면 밤에도 환하게 불이 켜진 장례식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변변한 소아 전문병원은 낮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뿐인가, 산후조리원이 딸린 산부인과가 한 곳도 없다.
결국에 광주나 목포에서 태어난 아이가 자라서 유치원에 보내려하니 면단위 농촌에서는 아이의 교육 문제로 더욱 괴리감을 느낀다.
아이를 초등학교에 진학시킬 때 쯤 되면 더욱 고민은 깊어진다. 언제 통폐합으로 없어질지도 모르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려하면 면 단위 농촌에 살게 하고 싶지가 않아진다. 결국, 아이들은 자신이 태어난 목포나 광주 또는 서울 등 자기가 태어났던 환경으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아주 작은 문제인 것 같지만 아이들의 불편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가 해남의 인구감소의 시작이고 해남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점인 것이다.
도시민 한 사람이 농촌으로 귀농할 경우 약 8000만원 상당의 농촌 생산성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해남 인구 한 사람 늘어나는데 53만원의 국고지원이 따른다고 한다. 많은 귀농귀촌인구가 해남으로 유입되고 경제도 활성화되고 면단위 농촌이 좀 더 살만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한결같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미래가 불안하다면 자녀가 조금이라도 어릴 때 자녀를 앞세워 교육의 기회가 풍부하고 미래가 조금이라도 나아보이는 그들이 태어났던 곳을 향해 해남을 떠나갈 것이다. 지금도 매년 감소하고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 바로 해남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