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린 고엽제, 아들에게 내린 후유증
2010-03-07 해남우리신문
그들이 가장 소리 높여 분개하는 부분은 사회의 편견이었다. 일반적으로 월남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돈 벌러 간 전투, 미국의 용병’과 같은 수준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맞는 말이다. 그들의 희생을 통해 경부고속도로가 건설이 되었으니까 분명 돈 벌러 간 전투가 맞다. 지금도 미국의 눈치를 보아가며 아프간이나 이라크에 병력을 파병하고 있는데, 미국의 용병이란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개인사로 들어가 보자. 아프간과 이라크 파병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라크와 아프간 파병은 자원 부대이다. 스스로가 원해서 선택한 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베트남전은 어땠는가? 2/3가 차출된 부대이다. 대부분의 병사가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을 향했던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베트남전은 우리에게 명분이 없는 전쟁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은 분명 남의 나라의 전쟁이었으며, 패배한 전쟁이기도 하다. 우리가 끼어들어야 할 전쟁이 아니었다.
외세의 침략을 막아 국가를 지키기 위한 전쟁이 아니다보니 그들의 죽음이나 전공에 대해 사회는 냉담했다. 그들만의 전쟁 놀음에 불과했으며 영웅도 없었다.
그러나 국가는 결정을 했고, 피끓는 젊은이들이 애국이라는 이름하에 국가의 부름에 응해 만리타향에서 죽고 사지가 잘려나가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제는 국가와 사회가 그들에게 화답을 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 주변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고엽제에 의한 피해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전쟁공포증, 그리고 그들의 2세들이 남모르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전쟁은 결코 다시 일어나서도 안 되고 대리전 또한 치러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나 70년대의 산업화는 그들의 피로 이룩되었고, 우리는 그들이 뿌린 피를 먹고 살아가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