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 척결은 결국 나도 부정하는 것입니다
2011-10-18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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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척결이 모든 관공서의 중요 화두로 대두됐습니다. 여기저기서 부정부패 척결 결의대회가 하루가 멀다하게 이뤄지고 있으니까요.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답답도 합니다. 자신이 속한 조직을, 그리고 자신을 부정의 집단으로 내몰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지요.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것은 굉장히 부정적인 단어이며 방어적 자세입니다. 오히려 조직을 활기있게 꾸리는 희망찬 구호와 생산적인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 조직도 살리고 군민들의 신뢰도 더 많이 얻을 것이라 봅니다.
하나의 슬로건을 그저 단어로만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슬로건은 한 조직의 이미지이자 지향성을 담습니다. 그리고 소속된 사람들에게 자긍심과 공통된 목표를 안겨줍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긍정성과 미래지향성이 담긴 슬로건에 마음을 움직이게 마련이지요.
부정부패 척결을 자주 외치는 조직일수록 폐쇄성이 강할 수 있습니다. 대범하고 개방적인 사람은 타인을 믿고 배려하는 힘도 큽니다.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것은 소속 조직원을 믿지 못하는 데서 올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올바르게 산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몇사람 때문에 전 직장인들에게 부정부패 척결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일하는 이들을 부정하는 것이며 그들의 소중한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일 수 있습니다.
누구든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 긍지를 갖고자 합니다. 긍지가 높으면 당연히 일의 능률이 오르지요.
조직의 리더는 열심히 일하는 자를 중심으로 조직을 끌고 가야 합니다. 어느 사회나 직장이나 20% 집단이 조직을 이끌고 60%는 이에 따르고 나머지 20%는 반대 세력으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어느 쪽이 더 힘을 갔느냐에 따라 조직의 건강성이 담보된다고 했습니다.
박철환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청렴을 기치로 내걸고 감사담당관까지 신설했습니다. 해남군이 청렴을 기치로 내건 것은 해남군의 어두운 과거 때문이지요.
그러나 청렴을 정착시키기 위해선 직원들과의 소통이 우선돼야 합니다. 당연히 소통은 믿음에서 나옵니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감정은 동일합니다.
믿어주고 격려해주고 긍정의 힘으로 이끌어 주면 당연히 신명이 납니다. 해남군의 청렴은 여기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믿는 사람에게 청렴은 기본이 됩니다.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단어가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습니다. 고소 고발이 만연돼 있습니다.
모든 사물은 어둠과 밝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면을 바라보냐에 따라 가치와 지향점이 달라집니다.
부정부패 척결은 구호의 문제도 아니며 시스템의 결함에서 나오는 문제도 아닙니다.
그것은 가치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살리는 곳일수록 청렴도도 높아지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