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고 육성 지역 특성 감안해야 한다

2011-11-11     해남우리신문
도교육청이 전남도의 거점고 육성안을 내놓았다. 해남지역은 해남고, 화원고, 해남공고가 거점고로 육성이 되고 송지고, 황산고, 북평상고는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됐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농어촌 학교의 통폐합 문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당장 통폐합으로 거론된 학교들이 2012학년도 신입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정책이라 신중치 못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장만채 교육감은 거점고 육성은 전남 교육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이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농어촌 인구 감소로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면단위 고등학교들을 볼 때 불가피한 선택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정책으로 몸을 담고 살아가는 현지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해남은 면적이 넓어 이동 거리 또한 멀다. 중앙인 읍에 해남고와 해남공고, 서부에 화원고, 남부에 송지고를 유지해야 지역안배측면에서 균형이 맞는 상황이다. 송지고는 올해 도교육청으로부터 15억원을 지원받아 2013년 일반고 전환을 앞두고 기숙사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교육 정책에 있어서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얘기다.
거점고 육성의 배경에는 2014학년도 개편 예정인 국영수 수준별 수능시험을 대비해 수준별 수업이 가능한 학교로 추진해가겠다는 점도 깔려 있다. 송지고는 총학생수 130명으로 학년 당 43~4명을 유지하고 있어 2학급 편성이 가능한 실정으로 수준별 수업도 소화할 수 있다. 또한 해남지역 학부모의 일반고 선호도를 감안한다면 일반고 전환 이후 학생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거점고에서 제외된다고 해서 당장 그 학교가 문을 닫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점고가 아닌 학교에 대해서는 시설 등의 지원이 중단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져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매년 일반고 지원을 위해 200여명의 학생이 타지자체로 유학을 떠난다. 거점고 육성을 통해 해남의 교육 경쟁력을 강화시키면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을 불러올 수 있다. 송지고가 거점고에 선정이 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도교육청의 말처럼 교육 때문에 학부모가 거주지를 떠나 타지자체로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교육 정책은 학생을 중심에 놓고 그들에게 가장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측면에서 검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