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 ISD가 다는 아니다
2011-12-06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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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전 전남 도의원
이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통과를 보면서 다수결의 원칙이 얼마나 잘못 된 것인지를 알게 됐고, 힘 있는 자의 잘못된 제도적용이 불과 4분 만에 국민의 생명줄을 유린하는 것을 보고 피 터지는 고통을 느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기 전, 글(한자)을 무기로 국민을 지배했던 사대부들이 한글창제를 목숨 걸고 반대했던 것처럼, 협정문이 낱낱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 큰일이 날것처럼 정부는 협정문을 공개하지 않았고, 299명 국회의원 중 그 협정 문건을 모두 읽어 본 사람이 없다는 말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ISD라는 듣도 보도 못한 단어가 튀어나왔고 ISD만 바로잡으면 불평등한 한․미FTA가 평등협정으로 바로 잡히는 것처럼 호도됐다. 그러면서 방대한 문건 속에 숨겨져 있는 노동자, 농어민, 서민들의 고통을 담보로 하는 내용들은 감춰져 버렸다.
‘잘못된 한․미FTA를 바로 잡아야한다’며, 그 실체를 알게 된 국민들이 전국에서 촛불을 들고 시위에 동참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고 있고, 우리 해남에서도 28일을 시작으로 군민들의 뜻이 모아져 촛불을 밝히기 시작했다.
미국은 재협상을 통해 자국에 이익이 된다는 판단아래 한․미FTA를 국회에서 신속히 통과시키면서 대한민국 정부에 무언의 압력을 가했고, 대한민국 정부와 한나라당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통과시켰다. 따지자고 달려드는 국민과 국회의원들을 국익에 반하는 자로 취급하면서 말이다.
정부는 한.미 FTA의 성과 중 일자리 확대 및 창출을 제일로 꼽았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1530여개에 달하는 농축산물 가운데 578개 품목의 관세가 협정 발효 와 동시에 완전 폐지되는 등 1515개 품목에 대한 관세가 연차적으로 폐지된다. 농축산업의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농촌은 쑥대밭이 될 것이고, 농축산물 생산과 관련된 산업들도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미 개방화에 농작업에 사용되는 농기구들 중 삽, 쇠스랑, 곡괭이, 갈퀴, 호미, 낫, 피피마대 등은 중국, 대만, 말레시아산 등에 점령됐고. 그나마 남아있는 배추 묶는 끈을 비롯한, 농기계, 비료, 박스, 비닐, 심지어는 고무장화, 고무신 등 농수축산업의 위기로 관련된 산업들도 도산의 위기를 맞게 된다. 농어민은 수지가 맞지 않아 농업을 포기하면서, 근로자는 관련 산업이 도산하면서 일자리를 읽게 될 것이다.
이렇게 농민을 농촌에서 떠나게 하고, 근로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어떻게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인가?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요구로 진행된 재협상을 통해 자동차 완성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5년 유예했지만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즉시 폐지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한국이 미국에 관세 없는 부품을 수출하고 미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도록 해 자국민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미국의 꼼수에 넘어간 것이다. 결국, 자동차공장을 미국에 빼앗긴 한국의 자동차공장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읽게 되는 것이다. 꼼수에 당해놓고 일자리 창출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충분히 파기될 수 있다.
협정문 24, 25조 2항에 이 협정은 “어느 한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 협정 종료 희망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로부터 180일후 협정이 종료”되게 돼 있다.
따라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다수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협정이므로 무효화 돼야 한다.
미친(美親)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