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집중이수제 수업부담 줄지 않았다
2012-02-27 해남우리신문
한 사회교사는 집중이수제 도입으로 수업시수가 늘면서 심도 있는 수업은 가능해졌지만, 3학년 때 배워야 할 내용을 1학년 과정에서 배워야하기 때문에 연령에 따른 이해 정도가 달라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애초의 취지는 과목을 줄여 학생들에게 수업부담을 줄이자는 것이었지만 늘어난 수업시수로 범위가 늘어나 결국 시험 부담은 전혀 줄지 않았다는 것이 학생들의 반응이다.
교과집중이수제는 여러 학교를 순회하는 겸임교사 문제도 노정시켰다. 가장 큰 이유는 학생수가 줄어 발생한 것이겠지만, 한 학년에 수업을 몰아치기식으로 시행하다보니 수업이 거의 없는 학기도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를 타 학교 순회 수업으로 보충하고 있다. 현재 해남군내 중학교는 11곳, 해남지역 중학교 예체능 과목 교사는 총 27명이며 이중 체육14명, 미술7명, 음악 6명이다. 27명의 예체능과목 교사들이 11곳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겸임교사의 수가 과목이 확대되면서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다.
교과집중이수제로 시험과목수가 줄고, 미술이나 음악 실기, 과학 실험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오히려 깊어진 수업내용 때문에 학습 부담이 늘어 수업 결손을 발생시키게 되었다. 교육학자들은 교육이란 나선형의 동형반복구조라고 강조한다. 비슷한 내용이 학년을 올라감에 따라 단계 단계 더 심화되어 간다는 의미이다. 특정 시기에 몰아서 하는 공부는 시험기간에 급하게 하는 벼락공부와 다를 바 없다. 교육계 안팎에서도 교과집중이수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선해야 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시행 1년이 지났다. 아이들의 책가방은 가벼워졌을지 모르지만 머리는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