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에서 상생의 길 모색하자
2012-03-16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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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언어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손짓, 몸짓 등은 언어에 뒤따르는 부수적인 표현방법이지 주된 표현수단은 아니다.
최근 화원의 화력발전소 유치 문제가 과열되면서 지역민간의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젠 화력발전소 유치 문제의 본질은 희미해지고 갈등만 남아있는 형국이다. 마치 긴 부부싸움 끝에 싸움의 발단은 사라지고 곁가지에서 또 다른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부부싸움이야 칼로 물 베기라고 하니 미우나 고우나 이내 아물겠지만, 지역사회 구성원들끼리 불거진 갈등은 원인이 사라져도 그 앙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추세로 보면 화력발전소 유치는 시간상의 문제일 뿐 귀결점이 분명하다. 잦은 민원으로 인해 결국 행정력과 찬반 운동에 들어간 경제적·정신적 손실만을 남긴 채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분명 필요치 않은, 피해갈 수도 있었던 갈등을 끌어들인 셈이다.
외지인들로부터 물감자로 불릴 만큼 유순하고 점잖았던 양반고을 해남에 언제부턴가 막말과 상대를 위협하는 과격한 행동 등이 횡행하고 있다.
찬성측이나 반대측이나 혹은 관조적인 입장이나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는 내고 있지만 양측의 주장과 과잉 행동에 묻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점점 자정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만 같은 우려가 앞선다.
대화를 한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상대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며 또 상대방이 수용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말하기 방식은 상대의 맘을 닫게 만든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말하기 방식은 설득력이 없으며 영원한 평행선만을 달리게 할 뿐이다. 결국 남는 것은 상처밖에 없다.
꽤 오래 달려왔다.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무엇이 진정 해남을 위한 길인가 생각해보자. 화력발전소 하나에 이토록 해남이 흔들린다는 것은 신념이 없기 때문이다. 해남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경제적인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다.
사회가 아무리 발전을 한다고 해도 인간은 결코 먹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제가 성장하면 할수록 인간은 깨끗한 환경과 청정한 먹거리를 찾게 된다. 오래된 미래가 결국 해남의 자산이다. 해남은 전통적이 농군이며 전국 최대의 친환경 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이 해남의 강점이다.
개발에 있어서 해남은 후발주자이다. 어정쩡하게 타 지자체를 뒤따라 하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 과정상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진지 견학과 벤치마킹도 필요하다.
그러나 벤치마킹으로는 2등은 할 수 있어도 1등은 될 수 없다. 늘 남의 손에 들린 떡만 바라보며 자신의 것은 작게만 여기는 버릇으로 살 수밖에 없다. 내가 가진 떡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주체적으로 사는 길이다. 자신이 가진 강점을 창의적으로 살려내는 것이 살길이다.
해남이 선발주자가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해남을 선진지 삼아 견학을 오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진정 해남을 위한다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