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이 좋은 귀농인 ⑤마산면 고암 하재선·김재영 부부
2010-03-21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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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리는 군내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마을로 알려진 마을이다. 최 이장은 행정을 볼 때마다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불편함이 많았다며, 평소 귀농을 적극 추진해 인구를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군의 귀농정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결국 귀농을 해온 하씨 부부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씨 부부는 강원도 대관령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왔다. 부인 김씨는 남편이 5대독자여서 아이들을 넷씩이나 낳아 기르게 되었다며, 성실한 남편이 비수기인 겨울에는 황태덕장에서 일을 하고, 여름철에는 대관령 고랭지 배추 농장에서 일을 배우기도 했다고 했다. 하씨 또한 언젠가는 농촌으로 내려갈 꿈이 있었기에, 배추 농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농사기술을 터득해나갔다. 관이 운영하는 귀농학교는 다니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귀농을 위한 준비는 해온 셈이다.
지난 17일 하씨 부부는 고암 마을 입구에 있는 창고를 아파트와 같은 구조로 개량하는 일에 한창이었다. 두 부부는 임대해 놓은 11600평의 논밭에 상추와 배추를 심을 계획을 세워놓고 그들의 꿈이 영글어갈 것에 부풀어 있었다.
하씨는 3월 22일 정식을 목표로 육묘장에 쌈배추 20만주, 상추 12만주를 예약해놓은 상태다. 하씨는 최근에 내린 비로 인해 밭에 물기가 많아 정식 작업을 하기 힘든 상태이며, 상추는 석회결핍증 때문에 먼저 석회 시비를 해야 하는데, 진땅에 농기계가 들어갈 수 없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옆에서 거들던 최 이장은 농사는 하늘이 절반을 짓는다며, 부지런히 일하면 농사도 잘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하씨는 덮어놓고 상추와 쌈배추를 재배하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양돈시장과 광주각화동농산물시장에서 일을 했던 경험과 98년 양배추 수출을 해보았던 경험을 살려 향후 농산물 수출에도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수시장에서도 농산물도매시장은 물론 친구들을 통한 직거래와 아는 동생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을 통해 통신 판매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도 했지만 관광객들을 상대하다보니 일본어에도 능통하다는 부인 김씨는 올 가을에는 절임배추에 도전해보겠다며, 지금은 어려워도 항상 웃으며 살겠다고 함빡 웃었다.
저녁 잠자리에 들면 하룻밤에도 집을 지었다 허물었다 한다는 이들 부부의 꿈은 김씨의 웃음처럼 밝기만 하다.
박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