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농민들만의 문제인가
2012-06-15 해남우리신문
해남읍내만 벗어나면 누구나 가뭄이야기를 한다. 농민들은 한방울의 물이라도 논밭에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을 찾아 양수기를 설치하고 수백미터의 호스를 깔아 물을 끌어들인다. 3000평의 논에 물을 채우기 위해서는 최소 2일이 걸린다. 시간도 문제거니와 물을 끌어올 수 있는 용수원도 없다.
물 때문에 다툼도 발생하고 있다. 수로의 물을 왜 품어 가느냐, 물 주인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닌데 품어 가면 안되느냐며 언성이 높아지고 결국은 다툼으로 비화된다.
요즈음 농촌은 농업용수와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가뭄은 농민들만의 문제다. 농민들은 물이 없어 농사를 못 지을 판인데 공무원들은 아직까진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저수지 물이 많아 문제가 없다면 농민들이 맘 편히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 될 일인데 그렇지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궁금증에 대한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하는 농민들의 심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 읍면에 있는 저수지 저수율을 파악해 보고만 하면 끝이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디에 물이 얼만큼 필요하고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물이 있으니 농민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물까지 대 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 할 수도 있다.
군청도 농어촌공사도 마찬가지다. 책상이 아닌 농촌 들녘을 한 바퀴만 돌면 가뭄의 심각성을 바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책상에 앉아 어디 저수지에 물이 얼마만큼 있고 모내기가 거의 끝나가니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버린다.
농민들의 성화에 농어촌공사 관계자가 물 부족 현장을 다녀갔다. 농민들 이야기 몇마디 듣고 휑하니 가버렸단다.
이후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줄까 기대했는데 역시나 였다고 한다. 농민들은 분통을 터트리며 누구를 위한 공무원인가에 대해 묻고 싶다고 한다.
50여일 간 비다운 비 한번 내리지 않는 가뭄, 농민들의 마음도 논밭의 작물도 타들어가고 있지만 가뭄은 농민들만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