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의 아전인수
2012-06-24 해남우리신문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지사는 관할구역이 아니라며 공식적으론 물을 줄 수 없다는 원칙을 밝혔다.
또 물은 충분히 공급하고 있는데 지금 당장 물이 필요치 않는데 많은 농민들이 양수를 해버려 용수로 말단 부까지 물이 공급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이기주의를 탓하는 듯하다.
또 농민들이 자기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수세납부를 유지하고 있었어야 한다며 수세폐지의 취지마저 부정하고 있는 격이다. 쌀 과잉으로 재배면적 축소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목초지였던 간척지를 논으로 만들어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라는 것도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발언과 입장이 사적인 자리가 아닌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농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기관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농민들에 대해 지적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은 그럴 수도 있지, 뭐 오래된 일을 가지고라며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가려 한다.
황산 남리 들녘의 무용지물 용수로, 잘못된 공사로 인해 물 한방울 흐르지 않고 있다. 농민들은 수차례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예산이 없다며 5년이 넘는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다. 이에 오랜 된 일을 가지고 들춰내면 뭐하겠냐며, 공사 당시 감독 공무원이 없는 현재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겠냐는 등 용납 할 수 없는 답변만 하고 있다.
황산 호동저수지 용수로 공사도 잘못된 공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아무런 답도 없고 대책도 없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원칙은 없고 농민들의 생존을 위한 아우성엔 원칙을 강요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지사의 입장이 농민들을 함께 하고자 하는 솔직한 심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물 한방울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농민들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그러한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