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차를 끓이다가 -서시(序詩)(문태준)
2012-06-24 해남우리신문
물을 달여 햇차를 끓이다 생각한다.
누가 나에게 이런 간곡한 사연을 들으라는 것인가
마르고 뒤틀린 찻잎들이 차나무의 햇잎들로 막 피어나는 것이었다
소근거리면서 젖고 푸른 눈썹들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문태준 시인, PD 출생으로 1970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다. 시집으로「수런거리는 뒤란」「맨발」「그늘의 발달」이 있다. 동서문학상과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을 수상했고 ‘시힘’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