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우리신문 6·2지방선거 아젠다 ③ 간척지 미래는 해수유통

2010-03-26     해남우리신문
인간의 개발로 인해 탄생된 담수호의 수질개선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해수유통을 통한 수질개선이 거대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담수호 수질개선과 관련한 논의는 새만금을 비롯해 금강 하구 등 담수호를 낀 각 지자체들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새만금이 꿈꾸는 5대 목표 가운데 하나가 세계적인 물의 도시다. 그러나 새만금 담수호는 4급수 수질을 유지하는 데만 최소 10조, 많게는 20조가 소요된다는 게 환경부의 자체 분석이다. 오는 10월 수질개선대책 결과가 나오면 새만금 오염원 제거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포괄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새만금 수질개선은 해수유통만이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1990년 하구둑 준공 이후 금강은 토사퇴적과 해수유통 단절로 급격한 생태계 변화와 연안 어족자원 감소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서천군은 해수유통이 근본적인 처방이라며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해 해수유통을 추진해 줄 것을 국토부에 건의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놓은 상태다.
해수유통을 통해 담수호의 수질을 현저히 개선한 사례도 있다. 죽음의 호수로 알려진 시화호는 하루에 30만 톤씩 해수를 유통시킨 지 4년 만에 물이 맑아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첨단산업과 관광레저도시로 탈바꿈했다.
현재 150여종의 동식물들이 이곳에서 보금자리를 틀고 있고, 우리나라 대표적인 생태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시화호의 해수유통 사례는 물과 환경이 살아있으면 관광과 레저가 가능하다는 교훈을 심어준 것이다.
J프로젝트와 대규모 농어업회사가 들어설 영암호와 금호호 수질도 4~5급수를 보이고 있어 해수유통만이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10년 후면 재앙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높은 가운데, 관광레저도시와 대규모농어업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담수호의 수질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가고 있어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담수호 수질이 2급수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유일의 인공습지인 마산 뜬섬의 미래도 담수호의 수질개선에 달려있다는 지적도 높다.
이와 함께 영암호와 금호호의 원류인 영산호의 수질도 함께 개선돼야 한다는 게 학계의 목소리이다. 영산호 수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영산호로부터 담수를 공급받고 있는 영암호와 금호호 주변 농업은 포기해야 하며, 전남도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J 프로젝트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100년 후 대한민국과 호남의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대안 2100년의 공동대표인 전남대 전승수 교수는 부분 해수유통에 의한 영산호 수질개선이 이뤄져야 전남 광주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제안들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를 지역민들이 적극 나서 정부에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해수유통시 염분 유입으로 농업용수 기능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하구둑 약 15km 상류에 해수침투를 방지할 수 있는 개방식 수중보를 건설하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음도 밝히고 있다.
해수를 유통시켜 호수를 살리는 정책은 유럽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네덜란드 델타지역에 있는 휘어스호는 해수를 유통시킨 지 4개월 만에 빠르게 생태계가 복원되기 시작했다.
해수를 유통시킨 대신 농업용수는 라인강과 마스강의 위쪽에서 파이프라인과 수로를 통해 공급받는다. 이와 관련해 영암호와 금호호의 경우 해수유통시 수로를 통해 영산강 위쪽의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주장이다.
고천암과 영암호, 금호호는 1931년 완공된 네덜란드의 쥬더제 방조제를 본떠서 만들었다. 담수호를 바다와 완전히 차단시켜버림으로써 자연이 정화할 수 있는 기능을 막아버린 간척지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후 네덜란드는 하구를 바다와 연결시켜 해수유통이 가능토록 하는 간척사업을 진행했고, 독일은 바닷물이 유입되는 제방사업을 오래전부터 실행해 오고 있다.
담수호의 해수유통은 독일을 비롯한 영국, 네덜란드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수질개선뿐 아니라 생태계를 복원시켜 관광자원화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해남지역에 조성된 간척지에 관광레저도시를 비롯해 대규모 농어업회사, 대규모 초지조성 등 갖가지 사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을 내놓기 이전에 호수의 수질개선이 우선이 돼야한다는 주장이다.
영암호와 금호호가 10년 후 죽음의 호수가 될 것이란 우려가 높은 가운데 해수를 유통시켜 관광자원화 하고 농사도 가능한 유럽의 담수호 정책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담수호 해수유통 문제는 정부차원에서 추진할 사항이지만 지자체와 지역민들이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제기해야 가능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