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세계로, 미래로!

2012-09-09     해남우리신문

최희진(현산중 2년)


해남에서 훈련기간이 끝나고 연안항해가 시작된 날. 새벽에도 쉬지 않고 바다를 가로질러 백령도에 도착했다. 백령도 항에는 배를 댈 공간이 없어 바다 한가운데서 군함보트를 타고 가야했다. 배 옆에 보트를 밀착하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꼭 우리가 구조되는 것 같았다.  


우리는 흑룡부대와 청룡부대에 들려 2010년 3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많은 강의와 관련된 것을 보았다. 무엇보다 통일에 많은 힘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일 째 되던 날 가거도에서 독실산을 등반했다. 입구부터 매우 경사가 져 올라가는 내내 뒤로 넘어질 것만 같았다. 날씨는 폭염. 이러다 전부 탈진하지 않을까. 그러나 산에서 내려오는 중턱에서 구름이 걷힌 후의 너무도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봤다. 일몰이 조금씩 시작된 푸른빛 바다, 그 위에 떠있는 실습선들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무거워서 들고 오지 않은 카메라가 너무 후회가 되었다.


7월의 마지막 날, 드디어 국제항해가 시작됐다.


이틀 동안 바다를 가로질러 드디어 중국에 도착했다. 중국에서는 베이징과 텐진을 돌아다녔다. 텐진에서는 고문화거리, 자연박물관에 갔고, 베이징에서는 도자기박물관과 산업단지거리 등에 갔다. 도자기 박물관은 도자기 파편으로 온통 도배가 되어있었고 심지어 건물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이런 것이 관광지로도 될 수 있다니’라고 생각했지만 그 안에 들어가 주위가 온통 도자기이니 왠지 아름답고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을 바꾼 중국의 도자기 문화는 정말 대단하였다.


수도 박물관에서는 아주 좋은 인연을 맺었다. 미션을 하던 중 우리 또래의 펜팔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이다. 우리는 수도 박물관 구경은 둘째치고 2시간 동안 계속 서툰 영어로 대화를 하며 이메일을 주고 받고, 사진도 찍었다. 이런 낯선 땅에서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는 건 정말 축복이었다.


5박 6일의 중국 여행을 마치고 일본으로 갔다. 4일에 걸쳐 일본에 도착했다. 배가 정박하자 입국 심사가 이뤄졌는데 배 안에서 간단히 얼굴만 확인하던 중국 심사와는 달리 일본은 우리가 직접 돌아다니고 여러 번 하는 매우 복잡한 심사였다.


일본은 거의 모든 것이 인상 깊은 곳이었다.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네 곳을 갔는데 각 지역의 건물들마다 느낌이 달랐다.  


소원을 들어주는 폭포물이 있다는 교토의 청수사에서 나도 물을 마셨다. 세 가지의 물줄기가 있었는데 한 가지는 연예, 한 가지는 학업, 마지막은 건강이었다. 이 물은 한 가지만 마셔야 한다고 했다. 결국 고심한 끝에 나는 학업을 택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가 되기를!’


내려오는 길에는 많은 가게들이 있었는데 장래희망이 소품디자이너인 나는 진열된 물건들을 관심 있게 봤다. 중국은 거의 자색이 많이 사용되고 대체로 크며, 고풍적인 느낌이라면 일본은 아기자기했다.


일본 여행지에서 가장 마음 아팠던 곳이 이총이었다. 이총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공을 세우려고 조선 백성들을 죽인 표시로 코와 귀를 베어 소금에 절여 일본으로 가지고 돌아와 매장한 곳이다. 이총 위에는 오륜석탑이 세워져 있는데 그것은 희생된 조선 백성들의 원혼을 누르기 위해 세운 것이라고 한다. 이총을 한국으로 가져와 땅 속에 소중히 모셔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