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사진관 아직도 있네
2010-04-10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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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사진관, 이름에서부터 옛 정취가 묻어난다.
송지 산정리 정류장 옆에 자리한 행복사진관은 허름하지만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디지털 시대인 요즘에도 사진 인화기는 옛날 수동식 기계 그대로이고 칸막이도, 각종 사진관련 부속품도 정겹기 그지없다.
해남 면지역 사진관이 대부분 사라진 지금까지도 송지면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이곳 사진관의 주 고객은 학생과 노인들이다. 학생들은 주로 증명사진을 촬영하고 노인들은 마늘건조기며 화장실 등 정부보조사업과 관련된 사진을 이곳에서 현상해 간다. 물론 가족사진과 아이들 돌, 백일 사진도 촬영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옛날처럼 북적거림은 사라졌지만 단골도 있고 학교 앨범도 제작한단다. 졸업하는 학생 수가 초등생은 30여명 정도이고 중학생은 70~80명 정도에 그치지만 송지지역 학교들은 지역 사진관을 이용해야 한다며 줄곧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10년 전 형님으로부터 사진관을 물려받은 양성태(45)·박미례(42)부부는 사진관 운영만으로는 먹고살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래서 양씨는 틈틈이 다른 일을 하며 작은 축사도 운영하고 있다. 그래도 사진관 문을 닫을 생각은 없단다. 이곳을 찾는 시골 노인들과 학생들을 보며 사람 냄새나는 일을 한다는 소박한 마음이 항상 자리하고 있는데다 이 직업에 한없는 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란다. 송지면의 작은 문화영역이기도 한 행복사진관, 송지면에 가면 한번 찾아가볼 것을 권하고 싶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