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기행시- 갈대는 왜 우는지 -고천암 갈대밭(유응교)

2012-11-16     해남우리신문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노을 진
강변에 서서

갈대들이
저토록 애달프게
울고 있는지를...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굽이쳐 흐르는
물가에 서서

갈대들이 밤을 새워
사운대는지를...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바람부는
언덕에 서서

갈대들이
북녘을 향하여
하얀 손짓을 하는지를...


그러나
나는 알았네!


가을가고
찬바람 불던 어느 날
일제히 재회의 환성을 지르며
가창오리들!
황홀한 하강을 시도하던
철새의 무리 때문이라는 걸...


하얀 손 흔들며
찬란한 이별의 때가 올지라도
갈대 사이 수줍게 서서
뜨겁게 사랑 나눌
억새의 반려자 철새 때문 이라는 걸...



유응교 시인은 구례 출신으로 건축가이자 시인이다. 전북대학교 공과대학 건축도시공학부 건축학전공 교수를 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