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변함없이 그 자리에
2010-04-23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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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씁쓸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칡즙을 제공하고 있는 이는 삼산면 매정리에 사는 차만미(67)씨로 이곳에서 30년 간 칡즙을 팔아오고 있다. 1톤 트럭을 개조해 만든 그의 사업장은 늘 음악과 함께 압착기에서 칡즙이 흘러나온다.
차씨는 70년대까지만 해도 유선관 부근에서 식당 겸 기념품 가게를 운영했다. 그러나 빚보증을 잘 못 서는 바람에 당시 5천만 원에 해당하는 큰돈을 떼이게 되었다. 자존심도 상하고 실의에 빠져 5년여를 지내던 중 충청도 수안보에서 장사하던 사람이 칡즙을 함께 해보자고 제의해 왔다. 차씨가 칡즙 인생으로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였다.
차씨는 큰돈은 못 벌어도 남의 집 세 얻어 장사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자녀들도 모두 칡즙 장사로 가르쳤다고 말했다. 차씨는 인근에서 칡을 공급받고 있는데 물량이 딸리면 경동시장에서 구입해오기도 한다.
칡즙은 갈증과 숙취해소에 효능이 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 차씨는 칡즙이 특히 갱년기 노화방지를 위한 여성호르몬 분비에 효과가 있다며, 석류에 비해 500배 이상의 효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봄철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차씨의 압착기도 더 힘을 내고 있다.
박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