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박물관이 필요한 이유

2013-04-19     해남우리신문
역사는 과연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것인가. 특히 선사시대를 포함한 고대역사에 대해선 전문가 또는 전공학자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싶다.
강원도 양양의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은 선사시대 역사도 결코 타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눈으로만 보아도 선사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알 수 있다. 설명하는 박물관이 아닌 보고 느끼는 박물관인 셈이다.
해남은 5~6세기에 해당되는 유적과 유물이 산재돼 있다. 당시 해남에 거대한 해양세력들이 활동했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다. 특히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까지 조성된 송지 군곡리 패총지는 경남 사천과 함께 가장 중요한 철기시대 유적지로 꼽힌다. 또한 아직 발굴되지 않는 읍 옥녀봉 토성은 마한시대를 대표하는 산성일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해남은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고 할 만큼 곳곳에 마한시대 유물들이 묻혀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박물관이 없다. 박물관은 유물이 발굴된 현지에 있어야 한다. 이유는 박물관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정체성이자 고장에 대한 가치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잘 알지도 못한 유물들을 보관하는 장소로만 여기서는 안된다. 박물관은 지역의 역사연구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며 문화공간의 역할을 한다. 또한 특화된 박물관이 빛을 본다. 선사유물로만 특화시킨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과 울진 봉평 신라비 전시관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잡다한 내용이 아닌 특정 주제를 가진 박물관은 한 영역에 대한 연구의 깊이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해남에 5~6세기 대표하는 박물관을 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해남은 이시기에 조성된 산성들이 많다. 산성 안에 지어진 고대 산성 박물관도 고려해봄직 하다. 산 전체가 산성이었던 읍 남송리 옥녀봉 토성은 그런 점에서 적지이다. 김해시는 유물이 발굴된 현지에 박물관을 짓고 그곳을 공원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쉼의 장소로 제공한다.
박물관은 이미 삶속으로 문화공간으로 다가온 것이다. 고대유물이 풍부한 해남, 특화된 박물관을 고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