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시간 감소, 국가차원 의료비 증가 부른다

2013-05-16     해남우리신문
4當5落!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 40년 전, 필자의 중․고 시절에 선생님이나 부모님들로부터 귀가 닳도록 들은 이야기이다. 그분들이 그렇게 말한 것으로 보아 아마 우리 세대에 회자된 말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그 말들이 우리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의 실 경험에서 우러러 나온 말일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했다면 우리 주변 대부분 사람들은 서울대 출신이거나 고시 합격자뿐일 것이다. 그럼 서울대 출신이나 고시 합격자들은 정말 4시간만 자고 모든 시간을 공부만 했을까? 물론 그런 사람이 개중에는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초인적인 노력으로 일부 성공한 사람들의 신화에 취해 평범한 일반인들조차 초인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쓸데없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한다. 4當5落! 이 말도 아마 시험에서 크게 성공한 누군가 한 말이 확대 재생산되어 수 십 년 동안 우리 청소년들 목을 유령처럼 조이고 있을 것이다.
아직 모든 것이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기에 4시간만 자고 공부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하는 말인가? 인간의 뇌는 한계가 있다. 최소한 하루에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만 뇌가 정상적으로 활동 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 청소년기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급성장을 하는 우리 인생의 과도기적인 상태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영양분이 필요하고 그러한 것을 충분히 섭취해야만 앞으로 건강한 인생을 설계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스포츠생리학자 내시(Nash)는 3~25세의 시기에는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의 근육활동이 필요하며,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청소년들은 하루 평균 5~6시간의 근육활동이 필요하다며 성인이 되기 위한 신체적 활동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청소년은 체육시간은 줄이고 오로지 국영수 위주의 수업에 올인 하면서 하루 종일 학교에 붙잡혀 있다. 이 같은 신체활동의 부족은 심폐계 질환, 비만, 당뇨 등과 같은 청소년들에게 성인성 질환을 낳았다.
청소년의 생활체육 참여율을 비교하면, 선진국은 호주 86%, 독일 78%, 미국 69%이나 우리나라는 30%대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당연한 결과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체력 저하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3학년의 1,200m 달리기 평균 기록이 6분 34초이며, 이는 40대 후반이 6분 4초대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이러한 점은 앞으로 사회적으로도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지금도 이렇게 병약할 진데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 사회 건강지수는 어떻게 되겠는가? 사회적 의료비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체력은 국력이다’란 말이 너무 오래되어 가물거리지만 다시 한 번 이 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청소년들을 4當5落과 같은 헛된 성공신화에 더 이상 혹사시켜서는 안 된다. 공부도 잘할 사람은 타고난다. 공부에 재능 있는 1%를 위해 99% 학생들을 그들과 똑 같이 책상에 붙잡아 놔두면 안 된다. 그 1% 때문에 99% 학생들을 종일 책상에 붙잡지 말고 체육활동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체육활동은 학교와 가정, 사회에서 사람을 건강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하고도 필수적인 요소다. 청소년 교육은 지덕체(智德體)중에서 어느 한 부분이 결여되면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 그 중에서도 완전한 인격체를 만드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바로 체(體)다. 청소년들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체육활동이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