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있고 감성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
2010-04-24 해남우리신문
미술교육의 관습적 체계에 길들지 않고 마음과 손들이 유년시절 원초적 욕망에 따라 그린 듯한 미술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땅끝조각공원 ㄱ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술전은 우리지역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전시회다.
마치 아이들의 그림처럼, 혹은 아웃사이더들의 그리기를 연상시키는 듯, 그림은 전문가만이 그리고 표현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는 듯해 재미있다.강릉원 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민경대 교수의 개인전이 오는 1월 21일까지 열리고 있다.
민교수의 작품은 어린시절 자유롭고 행복한 유희로 받아들였던 그림에 대한 회복 선언이다.
특정한 틀로 옭죄었던, 그래서 그림에 대한 흥미를 상실했던 그림을 다시 어린 시절 즐겨 그렸던 그림으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땅끝조각공원 미술전시관에서 보는 그의 작품은 마치 아이들의 그림을 닮은 듯 하다. 그래서 민교수의 그림에는 동심이 있고 유희가 있고 보는 재미가 있다.
영문학교수이며 시인인 민교수의 작품세계는 동심을 반영하면서 쓰기와 그리기가 혼재된 독특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영어 알파벳 문자가 가득하게 쓰여진 화면 위에 붓으로 쓴 서체가 자유롭게 얹혀있다. 문자위에 그림이 놓여있는가 하면 붓질 사이로 문자가 쓰여 있다.
우리지역에서는 흔히 한국화 작품전이 주로 열렸다. 간간이 한국화 작품 속에 서양화 작품을 대하곤 했지만, 땅끝조각공원 ㄱ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민교수의 작품 같이 기존의 틀을 깬 작품을 감상할 기회는 없었다.
마음이 가는대로 허용하는 그림, 감상자인 우리도 마음 가는 대로 작품을 이해하면 된다.
이해하려고 애쓰기 보다는 느낌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미술관람, 자녀들에게 새로운 미술세계와 표현의 자유로움을 접해줄 미술전시회를 땅끝조각공원 ㄱ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해남군은 땅끝조각공원 내의 미술관을 땅끝ㄱ미술관으로 명명하고 개관기념으로 실험적인 미술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민교수의 특별전을 기획했다.
민교수는 전남 해남출생으로 다수의 시집과 10여 차례 개인 미술전을 가진바 있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