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때문에 아이들이 밝아졌어요 아이도 교사도 마음의 문 허물고

2010-04-24     해남우리신문
“아이들에게 배운 게 더 많아요.” 아이들과 상담하는 동안 자신의 내면을 발견할 수 있어 오히려 배우고 산다는 강연홍씨.
2009년 9월 송지중학교 인턴상담교사로 아이들을 만나기 시작한 강연홍씨는 상담실을 아이들이 숨쉬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송지중학교에는 학년당 30여명 3개반이 편성되어 있는데, 면단위 학교로는 비교적 큰 학교라고 볼 수 있다.
사람 사는 곳 어디에 갈등 없는 곳이 있겠는가. 그러나 갈등은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강씨가 송지중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학교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위기학생들만 상담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상담을 받으면서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그 결과 너도나도 상담실 문을 두드리게 됐다. 또래간의 갈등이나 학업, 진로, 성격 등을 상담하기 위해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상담실을 찾는다.
상담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학교 교사들도 일상의 상담이 얼마나 아이들의 성장에 필요한지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강씨가 말하는 상담은 완결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사람은 누구나 끊임없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살기에 그 해답을 스스로 풀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상담이고 따라서 상담은 살아가는 동안 꼭 필요한 것이란다.
강씨는 학생들이 많이 상담해 오는 진로에 대한 상담을 중요시 한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결정한 아이들은 주도적이고 계획적인 생활을 꾸리기 때문에 진로상담은 그 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씨는 또 아이들 문제를 같은 또래가 바라보고 풀 수 있도록 또래 상담자들을 활용하고 있다. 송지중 학생들로 구성된 이들 또래 상담자들은 현재 16명이 양성돼 활동하고 있다.
물론 상담교사로 활동하면서 안타까운 일도 많이 겪는다. 정작 상담이 필요한 위기학생들이 오히려 상담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다.
주변 환경 때문에 주도적인 삶의 힘이 부족한 아이들을 대할 때면 어떻게 하면 날개 꺾인 새를 하늘 높이 훨훨 나르게 해줄 것인가를 고민하며 대한다.
물론 아이들의 변화는 더딜 수 있다. 다만 어른들이 믿고 끈기를 가지고 그 아이들을 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순간 빠르게 변화한다는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씨는 송지중의 경우 교장 선생님이나 일선 교사들이 상담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 힘이 된다고 말한다. 더디지만 상담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가 있어 아이들은 올 겨울 춥지만은 않을 것 같다. 박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