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침을 들어라
2013-08-05 해남우리신문
시부문 우수상
김범진(송지종합고)
임진년에 쏘아 올린 한 줄기 불씨는 재앙이 되어
어찌하여 한 평생 발 붙인
내 고향땅 짓밟는가?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엄한 사람 업어가랴 안아키운
삼척동자 아들 여럿 잃은 자여
미처 못한 효도 하려는 차
하늘같은 부모 잃은 자여
자리를 박차 나를 따르라
나랏님이 버린 나라
내가 아닌 누가 구하리요.
솜이불을 물에 적셔 갑판에 걸어라.
왜구들의 수라같은 납총알이
우리네 심장을 후벼 파기전에
표주박 약수물을 잔뜩 담아라.
창칼에 종잇장처럼 찢겨나간 동지들의
피분수를 입에 대기 전에
바늘사슬 울돌목에 걸어라
천지신명 내려주신 거친 물살에
왜놈들의 안택선이 저 밑 가라앉게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
그 옛날 촉나라의 공명이
위나라의 산 사마의를 몰아친것처럼,
나의 갑옷 짚풀인형에 씌우거라.
미처 저승 못 떠나간 나의 혼이
못다한 한을 풀고 갈 수 있도록
그리 슬퍼 말거라.
눈물 흘리지도 말거라
그 눈물 아껴두었다가
너희나라 지켜낸 뒤에.
그 때
기쁨의 눈물 흘리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