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용방안 없는 생가복원, 해야 하나
2013-08-09 해남우리신문
우리지역 출신 인사들의 정신과 사상을 잇는 일은 중요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이들의 정신을 잇기 위한 생가복원도 추진되고 있다.
생가복원, 간단히 생각하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복원된 생가, 누가 관리할 것인가이다.
또한 관리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건물만 복원하면 그의 가치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관리되지 못한 건물은 오히려 그들을 욕되게 할 수 있다.
삼산면 봉학리에 있는 김남주 생가, 관리 주체가 없다. 관리주체가 없는 건물은 보수하기에 급급하다.
지강 양한묵 선생의 생가복원도 추진 중이다. 생가를 복원하고 어린이들의 충효체험이 가능한 건물도 짓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누가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인가. 비어있는 건물은 쉽게 훼손된다. 관리주체가 없는 건물은 이후 문중과 해남군과의 관리주최 문제로 진통을 겪을 것이 자명하다. 문내면 선두리에 들어설 법정스님 생가도 마찬가지다.
한 인물을 재조명하고 그의 정신을 잇는다는 것은 건물이 전부가 아니다.
관리주체가 마련되지 않고 활용할 내용이 없다면 절대 지어서는 안된다. 결국 흉물로 전락한다.
또한 생가터 복원을 요구하는 문중이나 지역 단체 또는 추진위들도 관리문제와 활용문제를 먼저 고려한 후 복원을 요구해야 한다.
관리와 활용도 전적으로 해남군이 책임져야 할까. 서로가 논의를 통해 방안을 찾아야 하며 결말이 없으면 복원자체를 포기해야 한다.
시설물 중심의 관광정책과 문화재 보존정책의 한계를 우린 숱하게 보아왔다. 이러한 한계때문에 정부의 관광 및 문화재 정책도 보존에서 활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위대한 인물들을 상징하는 건물, 그의 정신에 걸맞게 관리도 활용도 돼야 한다.
생가복원 사업, 이제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