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미암 화려한 부활


이주여성 극단 가람 창단
노인 전문 연극단도 탄생



일제강점기로부터 해방된 후인 1947년, 연극 ‘항구의 일야’가 무대에 오른다. 해방의 기쁨에 들떠있던 사회, 무언의 에너지를 분출하고픈 사람들 앞에 등장한 연극은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군단위 유일한 극단이었던 해남 미암의 탄생이었다.
그러나 미암극단은 90년대 이후 간신히 맥을 이으며 간간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각종 언론매체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연극이 아닌 화려한 공연물로 쏠렸기 때문이다.  
해남은 문화예술회관이 들어서면서 공연시대를 맞게 된다. 대형 뮤지컬과 발레, 가요무대 등이 선을 보이면서 공연수준이 월등히 높아졌고 관객층도 두터워졌다.
또한 지역 예술인들의 활동무대도 왕성해졌다. 한국무용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통기타는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확장을 가져왔다. 더불어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무대도 넓어졌다. 그러나 연극은 여전히 눈에 띄지 않았고 관객층도 얇아 공연유치 자체마저 시도하기 어려웠다.
2013년 올해 해남문화의 가장 큰 변화는 연극의 부각이다. 해남 미암극단의 창단 60주년 기념 공연 ‘나보고 우짜라고’가 500여명이 넘은 관객을 모으면서 해남에 연극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진단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암극단은 전남연극제에서 종합대상과 최우수 연기상 및 우수상을 휩쓸면서 해남 연극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해남에 불기 시작한 연극은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가람으로 이어졌다. 해남연극협회는 전국 최초 이주여성으로 구성된 극단 가람을 창단하고 올해 첫 공연을 선보였다.
가람은 타 지역으로 초청되는 등 해남의 또 하나의 극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린이 연극도 활성화 됐다. 해남연극협회는 2013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사업에 선정돼 해남어린이 해피 씨어터를 창단, 마산면 맹진출신 명의 이진원 이야기를 창작한 ‘옛날 옛적 해남야~그’를 선을 보였다. 배우들은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으로 주로 다문화가족 아이들로 구성돼 있다.
해남에 노인 연극시대도 열렸다. 해남문화원 노인연극반의 첫 공연작품 ‘사랑, 내 몸에 새겨진 전설’이 올해 무대에 올랐다.
관객 모집에 가장 어려운 연극에서 그것도 아마추어 노인들의 연극에 100여명에 이른 관객이 찾았다.
70대가 주를 이룬 노인연극반의 관객층도 주로 노인들이었다. 이날 공연은 노인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면서 면단위 순회공연을 했으면 한다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노인연극반은 전문 강사 장홍선 씨의 지도로 처음부터 노인전문 연극단으로 출발했다.
다양한 예술장르 중 가장 취약했던 연극이 2013년 올해 두각을 나타내면서 해남 곳곳에서 연극이 무대에 오르고 여러 극단이 탄생하는 등 연극시대를 맞고 있다.               박영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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