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되고 모든 친구들은 자리에 앉아 각자 자신이 공부할 책을 펼쳐든다. 책장 넘기는 소리가 교실을 채우고 감독 선생님의 발자국 소리만이 복도에 남는다.
1시간 20분 짧다면 짧고 길다하면 긴 시간. 모두들 숨죽여 공부를 하고 있을 때 따뜻한 히터바람과 저녁밥의 포만감이 우리들을 찾아오고 그 순간 잠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교실 한구석에서 누군가 마취 총을 쏘기 시작했는지 하나 둘씩 친구들이 픽픽 쓰러진다. 총을 피하기 위해 나머지 친구들은 일어서고, 복도에 나가고, 세수를 한다. 그러기를 잠시 그들의 자유를 알리는 종소리가 학교에 울려 퍼지고 모두들 움츠렸던 어깨를 피고 교실을 뛰쳐나간다.
화장실을 가고 자율 학습 때 눈치를 보느라 시끄럽게 떠들지 못했던 친구들은 큰 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시간이 시간인 만큼 배고픈 친구들은 매점으로 달려간다. 이 20분 동안 학교는 활력이 넘친다. 보는 사람마저 힘을 솟아오르게 만드는 이 마법 같은 쉬는 시간이 지나고 11시 야자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친구들은 공부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쓰러지지 않는다. 잠과의 승부에 패배하여 어쩔 줄 모르던 아이들의 얼굴에는 쉬는 시간에 보충 받은 ‘슈퍼파워’가 넘쳐난다. 힘들고 지친 수험생들은 이 마법의 쉬는 시간과 함께라면 다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놀 땐 확실하게 놀고 그 힘으로 공부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내고 멋지게 1년을 잘 마무리 할 수 있길 소망해본다.
임소영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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