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지난해 11월에 열린 해남김장축제에 온 전국 캠핑동호회 회원들에게 버무린 김치가 무료로 제공됐다. 또 이날 김장김치는 각 복지시설에 보내졌다. 매년 김장철만 되면 각 사회단체에서 이뤄지는 김장나눔 봉사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내용이 행사 이름만 김장축제로 명명돼 진행됐을 뿐이다.
해맞이 축제를 비롯한 해남 대부분의 축제가 먹을거리와 체험거리가 무료로 진행된다.
전국에서 알려진 축제치고 해남군처럼 공짜가 많은 축제는 찾기 힘들다. 체험비도 당연히 내야하고 먹을거리도 당연히 사서 먹어야 하는데 가난한 농촌지역인 해남은 넉넉한 인심을 넘어 헤프다는 인상만 남기고 있지 않은지 제고해야 한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설과 추석 명절 때 주요 관광지 입장료도 무료이다. 관광지 입장료는 1000~3000원 사이, 지난해 설에 만난 모 관광객들은 해남은 잘사는 곳인가 보다고 자신들끼리 숙덕거렸다.


투자한 만큼 느끼고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려는 것이 돈이 갖는 가치이다.
관광객들은 돈을 낸 체험행사는 성심껏 임한다. 돈을 낸 축제는 의욕적인 참여를 보이고 공짜인 축제는 참여의 성실성이 떨어진다.
공짜인 축제는 관광객들의 비판의식도 낮다. 당연히 축제 주최 측의 진행도 안일하다. 서로간의 피드백이 떨어지기에 더 나은 축제의 모색이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작은 돈이라도 받고 했을 때 주최측은 먹을거리도 체험거리도 그만큼 신경을 쓰게 된다. 관광객들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적극 피력한다. 이러한 상호관계가 유지됐을 때 더 나은 축제의 길이 열린다.
산천어 축제 등 성공한 축제들은 공짜가 없다. 그런데 왜 유독 가난한 농촌지역, 지자체의 축제만 공짜가 심할까. 축제의 내용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공짜를 미끼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려 한다.


해남에서 이뤄진 각종 축제는 전부 군비가 지원된다. 자부담이 거의 없이 군비로만 축제가 이뤄지다 보니 주최 측의 안일함은 크다. 전적으로 군비에 의존하려는 경향도 크고 음식 등도 퍼주는 축제로 전락한다. 또 주최 측의 생색내기 축제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넘치면 부족함보다 못하다는 말이 적용되는 것이 해남축제이다.
군 예산을 받아 진행하는 축제는 철저히 공짜를 없애야 한다.
해남군의 재정 자립도는 17%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예산 중 축제비용은 어마어마하다. 또 각종 축제비용에 지원되는 예산은 5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적은 액수가 아니다.


또 명량대첩제 축제도 해남의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모든 지자체 행사가 지역상품권을 발행하는 등 축제와 상권과의 연계성을 꾀하고 있지만 해남군은 시도자체가 없다.
올해 해남에서 이뤄지는 각종 축제의 공짜를 없애자. 명절 때 무료로 제공되는 각 관광지의 입장료 무료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
공짜로 먹는 음식은 감동이 적다. 공짜로 보는 자연경관과 문화재는 느낌이 덜 온다.
공짜가 많아서 성공한 축제는 전국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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