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는 노인들 사이에선 심부름꾼
면단위 청년회 나이도 60세까지 상향

뒷방신세 아닌 왕성히 활동하는 나이
농촌에선 지역을 움직이는 중심이다

▲ 65세부터 노인 연령으로 구분되고 있지만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65세 이상이 설 땅이 없다는 이야기 나온다. 법으로는 노인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심리적으로 노인이 아닌 65~75세, 젊은층도 이 세대를 노인이라 부르기가 어색하다고 말한다.

60대 후반인 나를 노인이라 부른다는 것은 듣기에 민망스럽다. 법적으로 노년층에 속하지만 한창 활동할 때고 주변 친구들을 보아도 노인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
66세인 전 모씨의 말이다. 그는 교회에서 노인대학 운영 실무를 맡고 있다. 노인대학을 나오는 연령층은 평균 75세 이상이다.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그는 노인대학 학생들의 입장에선 조카 또는 아들 뻘이다. 본인도 노인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만 75세 이상 어르신 입장에서도 같은 노인으로 묶기엔 왠지 낯선 일이다.
전 모 씨는 예전엔 젊은층들이 60대 후반을 어르신이라 불렀지만 지금은 아저씨, 형님 등으로 호칭이 바뀌었다며 노인이란 호칭은 젊은층도 그 연령대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UN에서는 국제적으로 65세부터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65세부터 노인으로 규정하고 이를 노인복지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법으로는 65세부터를 노인으로 규정하지만 사회적 연령, 심리적 연령은 계속 늦어지는 추세다. 사회적 연령이란 은퇴 이후에도 사회적 역할과 활동을 의미하며 심리적 연령은 개인이 자각하는 연령을 의미한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70대 초반까지도 왕성히 활동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고 장수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70이 넘은 노인들도 노인임을 거부하고 있어 심리적 노인 연령은 더 늦은 추세이다.
74세인 최 모씨, 정년퇴직 이후에도 직장에 몸담고 있다. 계속 일을 해오고 있기에 노인이란 호칭이 더 거북스럽고 본인 스스로도 자신을 노인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노인이란 호칭은 달갑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의학이 발달된 현대사회에선 90세 이상까지 사는 것이 기본이 됐기에 75~90세까지를 노인이라 부르고 그 이후는 장수노인이라 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73세인 박 모씨도 노인 연령을 75세 이상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70대 초반도 왕성히 활동을 하고 평균수명도 늘었기에 75세 이하는 장년층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70대에 들어선 윤 모씨는 노인이란 호칭이 여전히 익숙지 않다고 말했다.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찾았을 때 경로우대증을 내미는 것도 어색하고 같은 연배의 친구들도 이러한 말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주로 활동하는 해남의 여러 사회단체 중 60대 후반과 70대 초반의 연령층이 실무를 맡고 있는 곳이 많다. 또한 이 연령층은 각종 취미활동과 동아리 활동 등으로 젊음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크고 특히 농촌지역에선 이 연령층이야말로 농업생산의 주체들이다.     
농촌지역인 해남은 도시보다 빠르게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농촌의 각 마을을 보면 70대 이상이 주다. 이도 하루가 다르게 연령이 높아지고 있어 얼마 되지 않아 80~90대가 농촌마을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농촌의 노령화 사회에 맞춰 면단위 청년회 연령도 만60세까지 확장됐다.
삼산면청년회의 회원가입 연령도 만 60세까지다. 도시에서의 청년은 20~40대가 기본이다.
그러나 20~40대가 사라진 농촌에서의 청년회 구성은 당연히 연령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농촌의 현실을 반영하듯 40~60대 초반까지는 서로 형님 동생이라 부른다. 또 농촌에서 60대는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연령대이다.
옥천면 문촌마을 청년회 연령은 65세까지다. 월 1회 부부모임을 갖고 있는 문촌 청년회는 연령을 65세까지 늘렸다. 이미 마을인구 대부분이 80대인만큼 마을을 움직이는 동력인 60대까지를 회원으로 가입시킨 것이다. 해남 대표적인 청년단체인 JC, 회원자격은 만 42세까지다. 농촌지역 상황을 반영해 45세까지 하자는 안이 중앙회에 건의됐지만 도시지역에는 맞지 않다며 2번이나 무산됐다. 당연히 농촌지역에서 회원 모집은 갈수록 어렵게 됐다.
60대까지도 청년층으로 인식되는 농촌지역, 그런데 65세 이상부터 노인 연령에 포함되다 보니 지금의 농촌은 어린이도 없지만 장년층도 없는 곳이 돼버렸다.
청년층과 노년층만 있는 농촌지역, 65세 이상부터 70대 초반까지 층이 설땅이 없다. 이 층을 장년층으로 구분해야 하나. 해남읍의 모 게이트볼 모임, 70세가 제일 나이가 어리다. 당연히 소소한 심부름은 70세가 맡는다.
해남지역 노인회관과 게이트볼장 등 노년층이 주로 찾은 공간도 60대 후반부터 90대가 함께 이용한다. 이곳에서 60대 후반과 70대 초반은 청년에 속한다. 궂은 심부름은 이 층의 몫이다.
노령화된 사회에서 65세부터 70대까지는 장년층에 속하는데 법은 노년층으로 분류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4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국민 78.3%가 70세 이상을 노인 연령이라 응답했다. 주목할 것은 70대 이상 노인들 중 74.2%가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응답해 나이가 많을수록 노인 기준 연령을 높게 보는 경향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도 노인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고 젊은층도 65세 이상을 할아버지라 부르기가 어색하다는 요즘의 흐름에 따라 대한노인회는 노인연령을 70세부터 해야 한다고 자체 결의했다. 정부도 노인기준 연령을 재정립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한국 노인의 빈곤율은 48%로 OECD 평균 13%보다 월등히 높고 국민연금 수급자도 34.8%에 불과하다. 노인 연령 구분은 곧 사회보장과 노인 빈곤문제와 직결되기에 심리적으로 느껴지는 노인 연령과 법률적 의견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은 70부터라는 말이 나온지도 오래다. 법을 떠나 사회통념상으로라도 노인 연령을 늦춰야 되지 않을까.
일자리도 건강도 여가활동도 더 필요한 65~75세 연령층, 이 연령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한편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7%이상일 경우 고령화 사회, 14%이상일 경우 고령 사회, 20%이상일 경우 초고령 사회로 구분된다. 해남은 약  27%로 초고령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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