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경향우 수필가

개성공단!
사람들은 개성공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 역시 남측의 자본과 북측의 노동력이 결합하여 이룩한 6-70년대의 구로공단 정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개성공단 사람들」을 읽으면서 그것이 얼마나 짧고 잘못된 생각인가를 깨달았다. 또한 개성공단은 단순히 제품만 생산하는 공단 이상의 큰 의미뿐만 아니라 역사를 이뤄가는 숨은 뜻이 있음도 알게 됐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는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200여 개 국가 가운데 유일한 분단국가다. 그래서 개성공단은 정치적으로 특수한 상황아래 있는 특별한 지역으로 아군과 적군이 섞여 적과의 동침이 이뤄지는 세상이다.
「개성공단 사람들」은 이 묘한 적과의 동침을 겪은 10인이 각자의 처지와 상황에 따라 체험한 진솔한 자기 고백이다.
그러므로「개성공단 사람들」에서 나타난 수많은 사례를 모아서 분석하고 연구하면 남북한의 현안은 물론 통일의 길잡이가 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남북관계와 북한체제, 평화와 통일문제를 연구하던 학자다. 그는 참여 정부시절 국가 고위 관리가 돼 4년 동안 개성공단 관련 업무를 기획, 추진, 지휘하면서 가슴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판단하면서 이해하게 된 이런저런 이야기다.
나머지 9인은 개성공단 입주 업체(현재 124개)의 회사원으로 북측 근로자 5만3000여 명과 어울리면서 터득한 희노애락 뿐 아니라. 남북 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법, 제도, 사고방식, 가치관, 관습 등의 차이에서 오는 삶에 대한 깨달음의 간증이다.  
개성공단에 대한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대체적인 오해와 편견은 북한 퍼주기와 핵개발의 돈줄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보수적인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북에서 하나를 가져갈 때 남에서는 열 이상을 얻는다는 통계를 알지 못하는 우리국민의 무지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매년 1억 달러(임금, 세금) 미만의 투자로 15~3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은「개성공단 사람들」을 읽지 않으면 알 수 없다.
특히 주의할 것은 70년이라는 세월의 강고한 역사 앞에서 남북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이 다름을 틀림으로 부정하고 이 부정의 총체적 축적은 북한에 대한 무지로 변했음을「개성공단 사람들」은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왜곡, 적대, 대립, 비난, 폄하의 실상까지도「개성공단 사람들」을 읽으면서 수없이 발견할 수 있다.
책「개성공단 사람들」을 발간 기획하고 총괄한 김진향 씨의 “북한을 온전히 존재하고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우리의 기준과 가치관으로 우리식 양식으로, 이렇게 비판하고 저렇게 비난하고, 힐난하고, 혐오하고, 손가락질 하고 결국은 나쁜 놈들로 규정하고 만다. 또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책임을 묻지 않으며 총체적 무지와 왜곡, 오도가 일반화돼 종북이나 좌파에 대한 객관성은 찾아볼 수 없다”라는 주장을 나는 믿는다. 
나는 스스로 진보성향이라고 자처한다. 그럼에도「개성공단 사람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충격은 한두 번이 아니요 한두 사항이 아니었다.
특히 임금이라는 개념은커녕 세금이 아예 없을 뿐만 아니라 모르고 산다는 사실은 정말 믿을 수 없다. 또 1·2차 공단 800만평에 기숙사 등 배후 도시에 1200만평 등 2000만평의 개발계획 약속을 2007년 이후 남측의 일방적 파기로 중단된 사실도 놀라운 일이다.「개성공단 사람들」이 제시하는 것처럼 북한 각처에 개성공단같이 6~7개 공단만 더 만들면 우선 경제적 통일은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을 나는 지지한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선동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재앙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오히려 ‘평화가 대박’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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