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이후 정부 감축정책 결과
사육농가·사육두수 현저히 줄어

▲ 거세우를 키우는 황산면 장광식씨는 몇 년 만에 오른 소 가격으로 인해 소 키울 맛이 난다고 말했다.

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1일 전국 600kg 수소와 암소의 평균 가격은 각각 567만원과 602만원.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올랐다. 그야말로 소 가격이 금 가격이 된 것이다.
지난 2010년 초 구제역 발생 당시 소 거래가 중단되고 도축 또한 불가능하자 전국적으로 사육두수가 늘어났다.
그러다 하반기 도축이 허가되면서 출하가 일시에 이뤄지면서 소 값이  곤두박질쳤다. 또 사료가격마저 오르자 축산농가에서 소 사육을 포기한 것이 지금의 소값 상승을 불러왔다. 
또 지난 2012년 FTA가 발효되면서 정부에서 한우가격 안정을 위해 축산농가에 폐업자금을 지원하고 암소감산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당시 정부는 암소 한 마리를 도축장에서 도축할 경우 50만원을 지원했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12월 기준 전국 소 사육두수는 305만 마리. 정부가 발표한 적정 소 사육두수 280만 마리에 비해 10%가량 높은 수치였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현재 전국 사육두수는 259만 마리이다. 이는 정부의 적정 소 사육두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며 가임암소 또한 107만 마리로 해마다 감소 추세이다.
이에 소 가격이 지난해부터 차츰차츰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25일 전국 최대 규모인 충북 음성군 축산물공판장에서 지육(머리·내장·가죽 등을 뺀 것) 상태로 열린 경매장에서   589kg짜리 거세우가 소형차 가격과 비슷한 1328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경매가 이뤄진 한우 480마리 중 1000만원을 호가하는 소는 61마리이나 됐다.
해남의 경우 FTA가 발효된 지난 2012년 1968농가에서 3만9137두를 사육했으나 정부의  폐업지원정책으로 40두 이하 축산농가 469가구가 줄었고 지난 2015년 12월 기준 해남지역 한우 사육농가 수는 1482농가, 3만4021두가 사육 중에 있다.
황산면에서 거세우를 키우는 장광식(35) 씨는 “FTA로 인해 소 가격이 떨어질 때는 800kg 거세우가 60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엔 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송아지 6~7개월령이 현재 380~400만원 정도 하니 비싼 수송아지를 들여놔서 사료를 먹이자니 소 가격이 언제 다시 내려갈지 몰라 소를 들여놔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소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모든 축산농가 입장에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암소를 키워 송아지를 내는 입장에서는 지금 소 가격이 많이 올라 좋을 시기지만 거세우로 소를 비육시켜 파는 입장에서는 수송아지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수송아지 6~7개월령을 380~400만원에 주고 산 후 800kg이 되기까지 들어가는 사료 가격이 300만원 이상이고 또 소 가격이 갑자기 떨어질 경우엔 그 피해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해남군축산진흥사업소 관계자는 “지난 2012년 FTA 발효와 사료가격 인상으로 소규모 한우농가가 폐업을 신청해 지금 현재 소 사육농가와 사육 두수는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 가격이 좋은 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감축정책으로 전국 총 사육 수가 급격히 떨어졌고 소고기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며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일 열린 해남우시장 경매장에서는 총 147두의 소가 나왔으며 6~7개월령 암소와 수소 평균가는 각각 300만원, 410만원. 암소 비육우는 kg당 1만원 가량에 거래가 됐다. 또 이날 경매장에서 나온 소 중 최고가는 937만원으로 37개월 889kg 암소였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