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 아름다운 해창주조장
술독에 그림을 더하다

▲ 일본식 정원이 아름다운 해창주조장 정원과 시음장 내부 곳곳에 그림이 그려졌다. 오는 10일 오픈하는 해창주조장 전시회에선 고천암의 풍경이 담긴 사진전이 함께한다.

고양이야 어디 있니. 해창주조장의 고양이가 바위 벽화의 주인공이 됐다. 일본식 정원의 진수를 잘 간직하고 있는 해창주조장의 정원 바위에 그려진 고양이, 해창주조장 건물 안과 정원이 전시공간이 됐다.
어느 곳에서나 가능한 미술전시, 전시공간의 틀을 깬 전시회가 해창주조장에서 오는 10일부터 9월 말까지 열린다. 오는 10일 오후 5시에 오픈하는 ‘낙원樂園 가까이 해창海倉’은 가장 해남다운 전시회다.
해창주조장은 1923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이 정미소와 양조장을 운영하던 곳으로, 당시 조성된 일본식 정원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정원을 장식하는 나무 하나, 바위 하나가 모두 작품인 이곳에 조금은 해학적인 벽화가 곁들어졌다. 초록이 가득한 정원에 거슬리지 않게 집안과 바위에 새긴 벽화는 작게 그리고 간단한 선으로 처리했다. 숨바꼭질하는 기분으로 찾아야 하는 앙증맞은 그림들이다.
벽화 작품은 올봄에 대학원을 수료한 젊고 패기 넘치는 새내기 작가인 조성훈 작가가 맡았다. 조 작가는 지난해 풍류남도아트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된 ‘화가들의 봄 소풍’ 답사에 참여하면서 해남에 처음 왔다.
조 작가는 해창주조장 시음장 내외부에 해창주조장의 작은 꽃들과 막걸리잔 술독들과 주인을 그렸다. 그리고 주인보다 더 해창주조장을 잘 알고 있는 해창 주민들을 곳곳에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 고천암의 부드러운 속살을 사진에 담아온 김은숙 작가의 사진전이 함께한다.
김 작가는 ‘인간의 낙원樂園 고천암’이라는 주제로 수년간 고천암을 사진에 담아왔다.
김 작가의 사진에 담긴 고천암은 해창주조장 창 너머로 볼 수 있다. 해질녘 고천암 들판의 장관을 보려면 해창주조장 시음장 옥상에 올라가면 된다.
해창주조장 정원은 배롱나무 감나무 측백나무 은목서 등이 가득하다. 이끼마저 잘 가꿔진 주조장 정원은 사계절 향긋한 꽃이 핀다.
이끼가 깔린 야트막한 언덕에 수석과 돌단이 있고 정원 가운데 작은 연못이 가로지르는 주조장 정원엔 일제강점기 흔적인 황국식민 비가 자리한다. 해창마을 도로변에 있던 것을 이곳으로 이전했다.
해창(海倉)은 바다의 창고라는 뜻이다. 지금은 세월에 녹슨 폐창고로 매일 삭아가고 있지만 그 녹슨 창고의 규모만 보더라도 해남에서 생산된 쌀가마니들이 얼마나 많이 바다를 건너갔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 많은 양의 쌀을 보내고도 질 좋은 쌀로 술을 빚던 곳이 바로 해창주조장이다.
전시가 열리는 해창주조장에 가면 넉넉한 풍채의 주인장 부부가 만든 해창막걸리를 시음할 수 있다. 해창주조장은 이미 지난해 전라남도에서 한국 막걸리를 대표하는 곳으로 지정된 바 있으며, 한국전통주 명소로, 막걸리 탐방 및 시음명소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이번<낙원樂園 가까이 해창海倉>전시는 2016풍류남도아트프로젝트가 종료하는 9월 말까지 이어진다. 또 7월20일 부터는 읍 연동 녹우당내 충헌각에서 근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이자 한국근현대미술의 시작 공재 윤두서를 동시대로 불러내는 <공재와의 대화>전시가 예정돼 있다.
한편 행촌미술관은 2016년 전남문화관광재단의 남도특성화 기획사업으로 선정된 ‘2016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 네번째 전시로 ‘낙원樂園 가까이 해창海倉’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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