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김소희 부부 셋째아
병원 가던 중 차에서 태어나

▲ 차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차순이’라는 별명을 얻은 수정이는 당시 애가 탔을 엄마, 아빠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 품에서 건강히 자라고 있다.

지난달 28일, 누군가에게는 그저 그런 평범한 날일 수 있지만 해남읍 구교리 박성훈(36)‧김소희(36) 부부에게 만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됐다.
이유는 셋째 아이 수정이가 이날 병원으로 가던 중 차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날까지도 김 씨는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다.
출산 예정일이 10일 지나긴 했지만 둘째도 예정일을 8일 넘기고 유도분만을 시도하려 했던 다음날 낳았기에 셋째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김 씨는 출산 하루 전날 시어머니의 권유로 아이들과 함께 등산도 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하루를 보낸 김 씨는 그날 새벽 2시에야 잠이 들었다. 평소 같으면 12시 이전에 잠이 들지만 그날따라 어리광 부리는 둘째를 달래다 보니 새벽 2시가 돼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일은 김 씨가 잠든 후인 4시 30분에 일어났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에서 깼는데 배가 뭉치는 느낌이 들면서 작은 통증이 왔다.
두 명의 자녀를 낳은 경험이 있는 김 씨는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남편을 깨웠다.
그리고 그 길로 병원으로 가야 하는데 어린아이 둘을 집에 두고는 갈 수 없었다. 근처에 거주하는 어머니를 모셔온 후에야 목포 병원으로 향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집에서 출발한 지 15분 정도 지났을 때 심한 진통과 함께 아이의 머리가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평소 머리가 나오면 아이를 빨리 꺼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터라 남편은 차를 세울 갓길을 찾았지만 고속도로에선 이도 여의치 않았다. 약간의 시간이 지체됐고 남편은 겨우 찾은 갓길에 차를 급히 주차한 후 자신의 손으로 아이를 받았다.
소중한 아이가 태어났지만 기쁨을 누릴 여유가 없었다. 남편은 목포 병원으로 차를 몰았고 산모는 아이를 안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미리 연락을 받은 간호사 2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간호사들은 아이를 소중히 받아 탯줄을 끊고 씻겼다.  
김 씨는 현재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산후조리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첫째, 둘째가 남자아이여서 셋째도 혹시나 남자아이가 태어날까 출산계획은 없었는데 예기치 않게 임신을 했고 병원에서 딸이라고 하자 남편이 더 살뜰히 챙겨줬다”며 “계획에 없던 셋째가 잊지 못할 추억까지 안겨줬다”고 말했다.
한편, 남편 박 씨는 아이의 이름을 차순이라 부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중에 아이가 나이를 먹으면 개명할지언정 지금은 차순이라 부르고 싶단다.
그러나 엄마인 김 씨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름을 수정이로 지어 아이의 이름은 수정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