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천(전 교사)

 암울한 계절이다.
대한민국이 내우외환(內憂外患)의 격랑에 휩싸여 있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아이들의 입에서조차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부끄럽다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올 정도니 미래가 걱정된다. 정치의 부패, 보이지 않는 신분 사회와 불평등 사회, OECD 국가 중 자살률 부동의 1위, 저 출산율 1위, 가계 부채 1위, 노인 빈곤율 1위, 청소년 흡연율 1위, 이혼 증가율 1위. 청년 실업 문제, 가계부채 1300조 원 시대, 빈부 격차의 심화 등 사회문제는 날로 심화되고 북한 핵의 위협, 한일관계와 과거청산 문제, 사드 배치를 둘러싼 주변 열강들의 각축과 그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샌드위치 신세가 된 대한민국이다. 

 트럼프(Donald Trump)라는 분이 ‘대한민국을 얼마나 얕잡아 보았으면 사드 배치 비용 전액을 부담하라고 압력을 넣을까?’ 그럼에도 정부의 정치, 외교력 부재라는 한심한 상황은 분통이 터지게 한다. 설상가상으로 경기불황이라는 노란 신호등이 켜진 지는 오래다.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복잡한 현재의 상황들을 헤집고 언제쯤 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지 암울하다.
이런 문제들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변화하거나 결정되기는 어렵다. 국가나 사회적 차원의 다양한 조건과 틀이라 부를 수 있는 시스템에 의해 영향을 받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의 대한민국호(號)에는 ‘캡틴’이 없다. 
돌이켜 보면 이런 위기 상황은 누구를 탓할 일만은 아니다. 과거의 불행했던 씨앗은 투표권자 스스로가 뿌렸기 때문이다.

 현금(現今)의 난제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정치력이고 우리가 거는 기대는 훌륭한 리더의 적솔력(迪率力)이다. 적솔력(迪率力)이란 ‘지도자가 앞장서서 끌어가고(迪) 솔선수범하는(率) 힘"이다.
요즘 국민이 겨우 국민 대접을 받고 있는 듯하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해내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이 한 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애절하다. 솔직히 어떻게 해서라도 권력을 잡아보려는 몸부림 같다. 그들 중 어떤 이는 국가 경영 마인드나 시대적 상황 인식이 부족하고 어떤 이는 상황에 따라 말 바꾸기를 하고, 어떤 이는 자기편을 모으기 위해 좌우 편 가르기를 하거나 독설이나 네거티브 전략으로 승부를 거는 이도 있으나 시대를 이끌 담론(談論)이 부족해 서운하다.
어느 누가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더라도 또, 그들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다. 정치를 맡길 정치인을 뽑는 일이 유권자들이 할 수 있는 정치다. 
뿐만 아니라 정치는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들이 함께 만들어나갈 의무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아무리 정치 현실이 미덥지 못하더라도 국민의 권리인 선거권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정치 혐오(嫌惡)만으로는 정치를 바로잡을 수 없다. 투표를 통한 권리 행사, 그것은 권리임과 동시에 정치 개혁을 위한 천명이며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길이다. 
대선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타개(打開)하고 국가의 초석(礎石)을 새롭게 다질 훌륭한 지도자를 두 손 모아 기대한다. 
과거, 우리는 무능하고 부정한 지도자는 반드시 불행한 역사를 만든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왔다. 이번엔 과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올바르고 능력 있는 훌륭한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 
그리스시대 서양 철학의 태두(泰斗) 플라톤은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세력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노예들을 해방시킨 역사적인 미국 대통령 링컨은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라고 했다. 총알은 겨우 무력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쓰러뜨릴 수 있지만 투표는 소리 없이 세상을 송두리째 바꿀 수가 있는 것이다.
선거는 사람을 만들지만 사람은 역사를 만들어 낸다.
희망을 심고 비정상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나의 선택임을 잊지 말자. 우리가 소리 없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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