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위 해남, 아이 기르는 환경은? 
사구에서 땅끝까지 아이 태우러 다닌다

 

 전국 합계출산율 1위인 해남, 그러나 농촌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자체는 만만치 않다. 
5년 전 송지면 사구미로 귀어한 김 모씨, 그녀의 하루 일과 중 하나가 둘째 아들을 땅끝마을 입구까지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이다. 
남편은 바다에서 전복을 키우는 일을 한다. 인건비가 너무 비싸 그녀도 바다에 나간다. 그런데 둘째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는 일이 그녀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9살 첫째는 다행히 학교 스쿨버스가 동네까지 온다. 또 첫째 때에는 사구미에서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마을에 어린아이가 3명이 있어 어린이집 차량이 운행했다. 
그런데 사구미와 통호, 땅끝, 송호리를 통틀어 자신의 아이뿐이 되자 이젠 직접 어린이집 차량이 오는 땅끝마을 앞까지 아이를 데려다줘야 한다.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땅끝마을이지만 바쁜 바다 일을 하다 도중 배로 육지를 나와야 하고 다시 차량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일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님을 그녀 스스로 매일 느낀다. 
둘째 아들은 땅끝마을 입구까지 오는 어린이집 차를 타고 20여 분 거리인 산정까지 간다.
그녀의 전쟁은 아침 6시부터 시작된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바닷일 때문에 식사준비에 집 안 청소, 아이들 챙기기 등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둘째 아이 때문에 큰 아이는 매일 7시50분까지 스쿨버스가 대기하는 곳까지 스스로 걸어간다. 스스로 등하교를 해주니 큰일 한 가지를 덜어준 셈이다.  
요즘처럼 바쁜 전복철에는 전복 양식에 일손이 많이 들어간다. 인력을 쓰자니 하루 인건비 12만원이 부담스럽다. 둘째 아이를 땅끝 마을까지 데려다준 후 그녀도 바다로 향한다. 종일 바다에서 일하다 오후 5시가 되면 다시 둘째를 데리러 땅끝마을로 향한다. 
각박한 세상이라 혹 아이 혼자 도로에서 엄마를 기다는 일이 발생할까 서둘러 잡은 운전대이다.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씻기고 저녁준비를 하고. 온 가족이 모여 저녁을 먹은 후 아이들 학습지도와 책 읽기 등을 도와주면 저녁 9시. 다음날 6시 기상을 위해 그녀도 잠을 청해야 한다.
둘째 아들 등원으로 하루하루가 무겁지만 행여 첫째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마저 폐교가 될까 걱정이다. 
가장 많은 학년수가 11명이고 전교 학생수가 50명을 넘지 않으니 불안감이 커진다. 어린이집의 아이들도 줄어들고 있어 더욱 걱정이다. 
출산율 1위인 해남, 아이 기르는 환경을 살필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이가 급격히 줄어든 농어촌에서의 아이 기르기는 더욱 어려운 환경이다.
엄마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 바쁜 농번기 때만이라도 아이들을 맡기고 차량이 운행하는 방안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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