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석 천(전 교사)

 국회 표결 결과를 보고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듯 허탈해하는 여당의 모양새가 안쓰럽다. 
“됐다 됐어! 다음은 탄핵이다.” 모 당 의원들의 승리를 자축하는 함성이 볼썽사납다. 야당 원내대표의 미소는 야릇하다. 
헌정 사상 처음이라는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후 정치권의 모습이다. 
나는 정치에 대해 문외한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들의 언행(言行)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정치에 대해 국어사전(國語辭典)에는 이렇게 풀이되어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곧 정치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일련의 행위이니만큼 정치의 근본은 곧 국민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정치의 행태(行態)는 모호하다. 국민 행복이라는 포장지를 씌우고 실속은 국민보다는 당이 중요하고 자신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는 당의 경계를 허물고 눈덩이처럼 뭉치는 행태가 곧 정치처럼 보인다.
말이 나온 김에 하고 싶은 말은 해야겠다. 국회라는 집터가 그런지 처음엔 신선하게 생각되던 사람들도 거기에만 들어가면 어찌해서 모양새가 그렇게도 변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다가도 선거철이 되어 아쉬울 때면 색깔을 바꿔 다시 옛 모습으로 돌아온다.
하기야 금배지의 명예와 엄청난 혜택을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으리오만.
국회의원의 혜택에 대해 찾아보았더니 이루 말할 수 없는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연봉은 대략 1억4천만 원 정도, 사무실 제공, 사무실 운영비, 차량 운영비 등 연봉을 제외하고도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었다. 그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쯤 되면 신이 주신 직장이다.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한번 우기면 끝까지 우길 수 있어야 하고 거짓말이라도 끝까지 참말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정치를 할 수 있다고. 
또 한 가지, 한번 발을 디디면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정치판이라고.
그래서인지 정치 능력이 있음에도 낙향하여 소설가로, 작가로 살아가고 있는 어떤 분이 귀하게 느껴진다. 그분이 이렇게 말했다. “이 정치가 더욱더 썩어서 사람들이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변화가 올 것이다.”
촛불이 꺼진 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정치판은 벌써 국민의 마음을 잊은 것 같다. 여전히 나라는 어지럽고 걱정은 쌓여간다. 
이쯤 아픈 소리를 했으니 국민의 자격으로 부탁을 드려야겠다.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마시고 공인의식으로 무장들 하시지요. 밥숟갈 빼고 나면 싸움질이나 하는 꼬락서니가 여간 불편합니다. 부끄러운 줄도 아시고 국민 미안한 줄도 아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의 촛불은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당신들이 제정신을 차리지 않는 한.’ 
정치판의 대표 격인 국회에 대해 쓴 소리를 했지만 내심으로는 내가 사랑하는 해남의 처지 역시 앞날이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여서 변죽이라도 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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