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공공산후조리원 30년 베테랑 한양숙 실장
2년 안돼 전남 대표 산후조리원으로 발돋움  

▲ 한양숙 실장은 아이 출산에서 돌봄까지 30년 경력의 베테랑 간호사로 해남공공산후조리원의 안착에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지난달로 2년이 된 해남공공산후조리원은 산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간호사들의 아이를 대하는 자세에서 애정이 느껴진다는 후기가 이어지면서 해남공공산후조리원을 찾는 산모가 점차 늘었다. 
개원 당시에는 조리원 감면혜택을 받기 위한 다문화가정과 셋째아 산모가 주로 이용했다. 그러다 차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가까이 완도, 영암, 진도, 강진에서 멀리는 여수, 순천, 구례 등에서 찾기 시작했고 산후조리원이 많은 목포와 광주에서도 찾는 이가 늘었다. 
해남공공산후조리원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역할을 한 한양숙(52) 실장을 만났다.
한 실장은 공공산후조리원에서 예약, 상담, 모유수유교육, 신생아관리 등을 맡고 있고 해남공공산후조리원의 설계와 운영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인 이다.
2년 전, 전남도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이 해남병원 내에 신설되면서 가장 먼저 채용된 이도 한 실장이다.

 한 실장은 신생아 감소로 지금은 사라진 조산간호사 과정을 부산일신병원에서 수료하고 여수 제일병원 산부인과 분만실에서 수간호사로 10년 동안 근무하다 목포 미즈아이병원 창단멤버로 활동했다.
그러다 해남에 공공산후조리원이 생기면서 해남과 첫 인연을 맺었다.
개원 당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인 조리원이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매일 밤잠을 설쳤던 한 실장은 “공공산후조리원 개원 당시 기존에 산후조리원에서 불편했던 사항을 개선하고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며 “물론 아직도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산모들이 잘 쉬었다가 간다는 인사를 받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한다. 민간이 운영하는 병원이 아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인지도와 만족도에 따라 더욱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도 조리원에서 일하는 것은 큰 축복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한 실장은 “조리원은 아픈 환자가 오는 곳이 아니다. 이제 막 출산한 기쁜 마음에 산모와 너무도 작고 소중한 아이들이 오는 곳이다. 걱정거리가 많다가도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간호사들이 힐링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며 “하지만 아이 돌보는데 취미가 없는 간호사들은 몇 달을 버티지 못한다. 매일 젖 달라, 안아 달라 울어대는 통에 정신이 혼미하다고들 한다. 이곳은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다”고 설명한다.

 해남공공산후조리원의 특징은 다문화 가정의 산모비율이 높다는데 있다.
가장 비율이 높은 베트남 출신 산모를 위해 전문 인력도 배치된 상태로 중국, 러시아, 캄보디아, 몽골, 필리핀 등 다국 여성들이 이곳을 찾는다.
자국에서 아이를 낳아도 힘든데 멀리 타국에서 아이를 낳다 보면 극심한 우울증과 향수병으로 고생하는 다문화가정의 산모를 케어하는 것이 가장 힘들면서도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란다.
한 실장은 “그 누구보다 힘들고 외롭게 버텨나가는 산모들이 많다. 특히 이제 막 시집을 와서 임신을 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어도 서툴고 문화적 충돌로 고생한다”며 “비록 간단한 영어와 바디랭귀지로 그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다문화 가정의 산모가 육아에 관해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갔으면 하는 바람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말한다.
30년 동안 수천명의 아이를 출산시키고 또 돌봐온 한 씨, 그의 손은 오늘도 신생아들을 돌보기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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