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진짜 인생은』  오시마 마스미 저/ 무소의뿔 펴냄

 

 “당신의 진짜 인생은, 참 자극적인 말이다. 작가라는데 이 사람, 점쟁이이기도 한 걸까”
글귀 하나가 마음에 들어 끝까지 읽었던 소설이었다. 진솔하게 내게 묻는 질문이기도 했다. 당신, 지금 여기에서 진짜 인생을 살고 있는 거야? 그런 것이 있기는 한 것일까? 살면서 꼭 한번 물어보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소설을 읽었다고 해서 ‘진짜 인생’ 의 해답을 찾은 것은 아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수룩하게 답하는 것도 버릇이 되면, 어느 순간 삶을 즐기는 ‘나’를 확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소설은 세 명의 화자가 번갈아 가면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다. 모리와키 홀리, 우시로 게이코, 구니사키 마미는 ‘글쓰기’로 얽힌 삶의 여정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비단 배’ 시리즈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모리와키 홀리는 수수께끼 같은 방에서 꿈과 쇠약해져 가는 몸 사이에서 ‘이야기’라는 열망을 붙잡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는 글을 쓰고 싶어서 무턱대고 그저 쓰고 싶다는 갈망으로 원고 매수를 채우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자신의 옆에서 늘 보좌해주던 미노시마의 삶이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미노시마가 홀리의 돈을 탕진했다고 수군거렸지만 본질은, 미노시마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얼마 안 있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살리고 싶었다. 
시민회관 직원 출신의 우시로 게이코는 홀리의 마법 같은 질문에 매료되어 홀리의 비서로 전업한 사람이다. 진짜 인생을 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출판사에서 홀리에게 원고를 청탁하면 홀리를 대신해 글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홀리의 사후(死後)에는 홀리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풀어쓰는 정식 작가로 데뷔했다.

 고로케를 잘 만드는 구니사키 마미는 어린 시절부터 모리와키 홀리를 선망했다. 소설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 한 그는 출판사의 편집장인 가가미의 주선으로 홀리를 만났다. 
그리고 조금씩 ‘홀리’의 실체와 외로움, 그리고 자신의 진짜 인생이 무엇인지 성찰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을 쓴 오시마 마스미는 이번 작품인『당신의 진짜 인생은』으로 제152회 나오키상 후보작에 오르며 대중과 평론가에게 주목받았다. 나오키상은 일본의 소설가 나오키 산쥬고(直木三十五, 1891-1943)의 이름을 기념해 대중문예의 신진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또, 이 소설은 김난주가 옮겼다. ‘믿고 읽는 김난주’라는 말이 여전히 유행하고 있을 만큼 인터넷 포털에서 그가 번역한 일본 작품만 해도 400여 편이 훌쩍 넘는다. 일본 소설을 대충 눈 감고 뽑아도 김난주가 번역했다는 우스갯소리도 허사는 아닌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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