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박윤희씨 문인화로 새인생
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 초청

▲ 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에 초청된 박윤희씨는 자연의 순리를 그리는 문인화가 그저 좋다고 말한다.

 

 이제 60대, 그림에도 중후한 중년의 모습이 담겼다.
60대의 긴 여정의 삶을 돌아보면, 어떤 감정으로,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한 단어나 문장으로 응축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에 있는 문제에 집중하며 살고 싶단다. 
지금 보는 색이 절대적이다고 믿지도 않는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철학처럼, 시간이 지나야 숙성되는 소리도 있다. 협곡의 계곡물이 졸졸 흐르며 그림 밖으로, 갓 부화한 어린 새끼 새가 어미를 찾는 소리가 들릴 듯한 ‘봄의 계곡’은 그가 살아온 삶의 생동감이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박윤희 씨는 이번 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 ‘박윤희의 수묵화전’으로 군민들 앞에 섰다. 프로방스카페(해남읍 신협2층)에는 그의 작품 문인화와 서예가 걸려 있다.
지난 2016년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던 그녀는 30대 후반부터 시작한 서예에서부터 문인화까지 어느덧 이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문인화가, 서예가라는 특정 분야의 예술가 지위보다 자신의 삶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녀는 방과 후 학습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 처음 먹물을 만진 아이. 학부모가 깨끗하게 세탁해 예쁘게 차려 입힌 옷에 먹물이 튀겨도 해맑게 서예의 세계에서 첨벙첨벙 뛰어노는 아이의 순진무구한 눈빛을 마주 대할 때가 그저 좋단다.  
처음이라서, 실수해도 괜찮을 것 같은 시간이 그녀에게도 있었다. 그러기에 한 획 내지는 점 하나 잘 못 찍었다고 울상인 아이에게 해바라기 꽃 하나를 그려줄 여유도 있다. 아이들 지도한지도 벌써 13년째, 베테랑 교사가 됐다.
그녀에게 있어 문인화와 서예란 그의 삶을 그려 놓은 나이테와도 같다. 화려한 채색보다 옛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잔잔한 풍경은 그의 차분한 성격이다. 
무엇을 목적에 두고 그리는 그림이나 글이 아닌 시들면 시든 대로, 추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듯 농밀한 색이 종이에 흐른다. 흐르는 색은 계절을 부대끼며 빛을 껴안는다. 그녀의 작품 중 ‘추련’은 그의 사상이기도 하다. 
‘자연의 순리, 인간사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이다.
살아 있으니까 소중한 것들, 살아 있으니까 웃고, 웃을 수 있는 시간들.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을 작품 속에 넣은 작업, 그래서 그림은 살아있는 사람과의 대화라고 말한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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