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해남사람들
내 나이 82세…장구 북 기타 이어 색소폰 도전
김성훈 시민기자  |  5340234@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5.14  12:28:5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산정 음악 멋쟁이 김영표씨 
거실엔 노래방기기

 

또 하나의 가족 ‘음악’

   
▲ 소싯적부터 음악이 너무 좋아 다양한 악기를 다뤘던 김영표씨는 82세에 이른 지금 색소폰 연주에 도전했다.

 소싯적 장구 치고 북 치며 동네를 누볐던 사나이, 방안에는 노래방 기계가 놓여 있고 집안의 장식품은 기타와 레코드 전축, 색소폰, 장구와 북이다. 화장실에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차림새도 연예인급이다. 검은색 야구모자 꼭 눌러쓰고 멋을 좀 더 내기 위해 금귀걸이도 했다. 왼쪽 손목에는 시계를 차고 약지에는 반지를 꼈다. 차분한 말투 속에 묻어나온 멋스러움도 중후하다. 
송지면 산정리 김영표(82) 씨, 그런 그가 82세의 나이에 새로운 악기인 색소폰 연주에 도전했다. 다 늙어 뭐하는 짓이냐는 주변의 듣기 싫은 핀잔(?)에도 일주일에 2번 해남실용음악학원(원장 윤길용)에 간다. 선생의 가르침대로 색소폰을 따라 불지만 숨이 가쁘고, 입술도 바싹 마르고 또 퉁퉁 붇기까지 하니 보통 곤욕이 아니다. 그런데도 두 다리 멀쩡하고 젊은 장정 대여섯은 물리칠 수 있는 손아귀 힘도 있다는 사나이의 배포로 색소폰 불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가 가든업과 음식 장사를 한세월도 55년이다. 인천, 거제도 등 팔도강산을 유람하듯 살아온 인생이었다. 7남매를 무탈 없이 키운 것도 복이라 생각되지만, 이제 고생 좀 덜하고 백년해락(百年偕樂) 하려고 마음을 다짐하는 그때, 아내는 생의 촛불을 껐다. 벌써 5~6년이 됐을까. 아내를 향한 그리움은 시간이 흘러도 해갈되지 않는 아픔이었다. 그 아픔 동안 그를 지탱해 준 것은 젊은시절부터 벗이 돼준 음악이었다. 장구면 장구, 북이면 북,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뤘던 그는 노래도 곧잘 불러 그야말로 주변의 연예인이었다. 우정과 사랑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처럼 음악을 향한 우정을 애틋한 사랑으로 키워볼 요량으로 선택한 것이 색소폰이다.
지난 9일, 느긋한 오전의 일과를 색소폰 학원에서 마치고 송지 산정 집으로 돌아온 김영표 씨 댁을 찾았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노래방 기계다. 
다이얼식 노래방 기계 주변에는 기타, 레코드 전축, 색소폰, 장구, 북 등이 걸려 있다. 노년에 화투 치고 술 먹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듯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의 손때 묻은 악보 책도 놓여있다.
친구는 죽기도 하고 떠나기도 하지만 음악만은 변하지 않는 세계라고 말하는 김 씨는 언제나 흥이 있는 삶을 산다. 아직 색소폰을 배운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운지법이나 호흡법 등을 익히고 있지만, 곧 무대에도 설날을 꿈꾼다. 색소폰을 손에 쥐면 옛적 장구 치고 북 치며 동네를 뛰던 그 젊음이 그대로 살아나는 듯하다. 그는 어깨를 움츠린 해남의 중장년들이 옷깃을 여미고 동구 밖으로 나와 음악과 어울렸으면 좋겠단다. 음악을 좋아하는 중장년들이 즐길 장소가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남 해남군 해남읍 군청길 5  |  대표전화 : 061)536-2100  |  팩스 : 061)536-2300
등록번호 : 전남-다-00287  |  등록일 : 2009년 12월 21일  |  발행인 : 박영자  |  편집인 : 박영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아름
Copyright © 2018 해남우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53402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