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흐느끼고 있다!

 

 

이맘때쯤 조선반도의 오월세상은 
온통 축제의 물결… 
그러나 꽃 속에 가려진 
그날, 그 분노의 화염을 보라! 

민족 살육의 작전명령-화려한 휴가! 
헬기 기총소사 난무하던 
생사가 뒤범벅된 오월의 그 10일간을!

오월이 오면 진초록 눈물 내쏟으며
광주는 여전히 38년째 오열하고 있다.
주먹떡밥 몇 덩이로 터득한 
한겨레 · 한민족의 소중함!

훈훈한 이웃사랑, 깊은 미더움으로
전라공화국의 별이 된 수많은 넋들이 
오늘도 생자(生者)의 앞날을 비추며
민족통합에의 갈 길을 재촉하고 있다. 

분단의 상흔 씻어내던 그날의 민족한마당, 
오월의 곡(哭)소리-거대한 폭포수 되어 
조선반도의 민중들이 마지막 잡고 오를 
통일에의 질긴 동아줄이 될 줄이야!

조선반도의 민중들이 강대국 노예 신세 탈출할
천년 개벽(開闢)의 출구가 될 줄이야! 
<2>
그러나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는 여전히 살아 있는 
뜨거운 현재진행형의 활화산!

광주는 슬픔과 분노가 분출하는 역사의 분화구!
광주는 여전히 중환자 신세의 국사범 신세!

난세를 맞아 늘 그러해왔듯,  
광주는 언제나 민족통합의 전진기지! 
광주는 언제나 민족화합의 통일특구!

38년째 흐느끼는 
그날의 오월이여! 
그날의 광주여! 
여전히 눈을 감지 못하는 
민족의 오월 영령이시여!

이제는 평안히 눈을 감고 
영면(永眠)의 강을 건너시라! 

그대들이 그처럼 갈망하던 
하나 된 조선이,
꿈에도 그리던 
민족통합에의 꿈이

오월의 생자들 앞에 
비단길처럼 펼쳐지고 있나니…

오월의 생자들 앞에 
비단길처럼 펼쳐지고 있나니…

 

▲ 신동아 기자로 활동했던 윤재걸(옥천면 동리) 시인은 1985년 7월호 ‘신동아’ 잡지에 94쪽에 달하는 특별기획으로 ‘다큐멘터리-광주, 그 비극의 10일간’에 언론사 최초 계엄군의 총기 사격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그는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사로 해직을 당했고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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