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민 경(송지 신흥·귀농인)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졌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통일이라는 희망이 앞으로 다가와 있다. 
지난해까지 끊임없이 제기됐던 전쟁설이 무색하리만큼 요즘 TV나 라디오를 틀면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너무도 흥분되기도 하고 꿈인가 싶기도 하다. 
두 딸과 식탁에 앉아 통일된 나라에서 제일 가고 싶은 곳이 어딜까 자연스럽게 얘기도 나누고 정말 행복하다. 
세계 어디든 가고자 하면 못 갈 곳이 없는데 유일하게 못 가는 곳이 우리 반도에 있다는 허탈감은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얼마 전 딸들이 다니는 청람중학교에서 학부모교육을 듣다가 깜짝 놀랄 사진을 보게 됐다. 
그 사진을 보며 내가 알고 있었던 지식은 허상이었구나라는 충격이 내 머리를 때렸다. 
우리나라는 반도국가라는 지식을 갖고 있던 나는 북한이 지워진 사진을 보며 우리는 반도국가에 사는 것이 아니며 외로운 섬나라, 그것도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혈안들이 돼 있는 강대국 사이에 있는 힘없는 섬나라라는 사실을 각인하게 됐고 그것은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만큼 우리는 아직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반성도 했다. 
대학 4학년 때 북한과의 편지교류를 했던 우리 단과대 학생회장은 그 일로 1년이 넘게 수배생활을 했고 단과대 부학생회장이던 나는 졸업을 하고도 감시를 당하던 때도 있었다. 
형사가 집으로 찾아와 참고인 조사를 위해 동행을 요구했을 때 아무런 반항도 못하고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그런 시절을 지나온 나는 요즘 정말 꿈을 꾸는 것만 같다. 
잠을 자고 나면 새로운 소식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지난주는 정말 살맛 나는 세상이었다. 
하지만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왜 통일의 문제가 미국이나 일본 중국이 움직여야 구체화돼지고 있는지? 통일의 주체 세력이 돼야할 우리가 왜 객체가 돼야 하는지? 통일을 부르짖던 우리는 범죄자가 돼 떠돌아다녀야 했는데 힘 있는 강대국들이 얘기를 하고 분위기를 만드니 그들은 영웅이 돼 있는지? 정말 씁쓸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고 우리가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면 될 것이다. 
우린 지난해 민중의 힘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준 저력의 국민들이다. 많이 부족하고 완전하게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희망을 갖게 하는 문재인 정부에게 박수를 보내며 계속 우리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정부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우리아이들은 통일된 나라에서 대륙을 꿈꾸고 더 넓은 세계를 꿈꾸는 행복한 아이들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 희망이 우리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우리를 춤추게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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