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적 측면보단 인문적 접근 강조
정지승씨의 색다른 사진 강의

▲ 정지승 씨는 수강생들에게 사진은 기능적인 측면에 앞서 사람을 이해하고, 공간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강조한다.

 “사진, 단순히 사물을 찍는 기능적인 측면이 아닌 인문에 대한 접근적 사고가 있어야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정지승 씨의 사진 강의는 조금 색다르다.
“길을 가다 마주치는 나무 한 그루, 돌부리 하나에도 스며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한 이야기들을 채집하고 기록하는 것, 그게  사진 아닐까요?”
정 씨에게 있어 사진은 인문적 '쉼'이다. 따라서 그의 강의는 코닥이 발명한 최초의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카메라 교재에서나 나올 법한 쾌쾌 묵은 이야기, 그러나 사진의 기능적 측면만이 아닌 인문적 사고의 틀을 가져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이 만든 강의다.
코닥에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카메라를 만들어 사용한 사람이 정약용이라고 이야기한다. 
정약용은 여유당전서에 칠실파려안(漆室玻瓈眼)이라는 말을 남겼다. 
칠실은 매우 캄캄한 방을, 파려는 유리를, 안은 보다라는 뜻으로 캄캄한 방에서 유리렌즈를 통해 본다는 의미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정약용, 살아있는 사진의 거장 김중만 등, 그의 수업은 지구의 시공간을 종횡무진한다. 사진을 촬영하기에 앞서 사람을 이해하고, 공간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무엇을 찍을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왜 찍을 것인가라는 자문답 하는 과정이 수업의 주된 내용인 셈이다.
그가 운영하는 사진교실은 사진작가협회 사무실을 포함해 다섯 군데이다. 그만큼 사진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그 중 아이들 대상 사진교실은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일반인들은 타인을 의식하는 게 많아 좀처럼 자기식의 표현을 두려워 하지만 아이들의 작품은 창의적이고 진실해서 참 좋습니다. 타인에 대한 의식은 자기 색깔을 찾지 못하고 일정 틀에 갇히고 말지요”
한편 그는 수업준비도 열심이지만, 또 하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일명 ‘땅끝포토뱅크’ 프로젝트이다. 
함께 사진을 공부하는 사람이 모여 지역의 자료를 만드는 작업이다. 공익적 부분에 한해 지역 자료가 필요할 때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단다. 
쉼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지역의 공익적인 일을 찾는 그이기에 그로부터 사진을 배우려는 이들도 그 만큼 많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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