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초등졸업생들
지역중학교 갈데없는 처지

 

 해남리틀야구단의 성장이 눈부시다. 해남동초 오케스트라와 해남서초 국악관현악단의 활약도 눈에 띈다. 또 해남동초의 수영부와 육상부, 해남서초 육상부의 성적도 우수하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 기르고 닦은 기량을 이을 중학교가 해남에는 없다. 농촌과 도시 간 교육환경은 갈수록 차이가 난다. 인구, 시설, 사회적 분위기, 교육행정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농촌과 도시의 교육환경은 질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해남은 초등학교에서 배운 예체능을 이어갈 중학교가 없다.
이는 예체능 계열 학생들의 타시군 중학교의 유학 또는 포기라는 극단적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낳았고, 큰 규모의 학교는 예산부족을, 소규모 학교는 존폐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등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교과과정 외의 학습 환경은 방과후 학습, 각종 동아리 활동, 학원 등이 있다.
이중 교육부와 지자체가 집중하는 것이 방과후 학습과 예체능 교육이다. 
해남의 큰 규모 학교들은 30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다양하다고 해서 상위평준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강사 등 인적자원의 한계를 들 수 있다. 도시의 학교들은 많은 인재 속에서 강사를 선택할 수 있지만 해남과 같은 농촌지역에서는 인재풀이 넓지 못하다. 물론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에서 백분 기량을 발휘하는 강사도 있지만 프로그램과 무관한 동영상 시청이나 영화감상 등으로 학습을 대신하는 운영도 이뤄지는가 하면 강사의 전공과는 무관한 교육에 투입되는 일도 있다. 
또 매년 수십 명의 예체능 학생들은 중학교의 연계 교육을 받지 못해 해남을 떠나고 있다. 집안의 가장은 기러기 아빠가 되고 가장 관심을 두어야 할 사춘기에 아이들은 집을 떠나 외로운 학업을 이어가야 한다.  
부족한 교육예산도 한몫하지만 농촌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교육부와 지자체의 방관도 이러한 교육환경의 질적 하락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해볼 때이다.
지자체의 노력을 통해 강사를 육성해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연계성을 찾아 조기유학에 따른 이탈을 막을 방안을 찾거나, 또 각 학교들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더 이상 각 학교를 분리하기보단 해남전체를 한 학교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배울 곳이 없어 타지로 중학교를 진학해야 하는 현실, 생각해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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