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희(화산 한국의원 원장)

 장흥 토요시장을 자주 간다. 하천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산책도 하고, 시장통 곰탕도 시켜 먹고 재료를 사가지고 가 삼합( 소고기, 표고버섯, 키조개)도 먹었다. 
좌판에서 할머니에게 검은콩 미수가루를 사서 얼음을 타 먹어 보니 맛이 있어서 다시 방문해 방앗간에서 재구매한 적도 있다.
며칠 전 광주 남광주 밤기차야시장에 갔다.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은 꽤 북적거렸다. 어떤 코너는 긴 줄이 늘어서 있고 젊은이들이 많이 보이는 곳도 있었다. 
나는 국밥집에서 돼지국밥 특을 시켜 먹었는데 6000원이었다. 술값 또한 1000원으로 저렴했다. 손님이 떨어질 저녁시간이 지났음에도 손님들은 옛 국밥 맛을 느끼기 위해 찾아오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값을 할인해주니 서로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상인의 얼굴은 밝고 친절했다. 
시장골목 입구에는 테이블에 앉아 공연을 보면서 즐길 수 있는 서양식 노천카페가 보인다. 술도 안주도 비교적 저렴하다. 가족 또는 연인의 모습도 보인다. 오랜만에 북적거리는 야간시장을 보니 괜히 흥분이 되기도 하고 해남에 이런 명물 하나쯤 있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해본다.
두 시장에서 보고 느낀 장단점이 있다. 거리가 불결했고 미적 감각이 없었다. 단순히 옛 시장의 모습만을 서둘러 재현시켜놓았는지 미적 감각이 아쉽다. 
남광주 시장엔 유료주차장이 있으나 장흥은 천변의 무료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 옆길에 주차를 해 통행에 불편을 준다.
끊임없이 연구개발하지 않으면 도시도 사라진다. 거제시의 경우 선박산업의 몰락이 도시 전체를 황폐화 시켜버린 예에서도 볼 수 있다. 
함평의 나비축제는 가히 성공적이었으나 그 성공을 지속시키지 못하고 있다. 
해남군이 줄어드는 것은 자명한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사라지는 도시를 수수방관만 할 것이 아니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해남군에선 문화관광과에서 관광업무만을 보는 관광과를 독립시킨다고 한다. 환영하는 바이다. 
내년 새로 생길 관광과에선 독일이나 영국을 벤치마킹해 명물 야간시장을 개장시키길 바라며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빈집을 부수어 주차장을 만드는 것을 보았는데 잘한 일이다. 빈집은 지역의 황폐화를 가속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빈집을 다 주차장을 만들 수는 없으니 우수영처럼 빈집을 이용해 옛 추억을 연상시킬 수 있는 거리를 만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구도시의 핵심이 되는 부위를 선정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잃어버린 것에 대한 공감이 갈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또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길거리를 놀이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길거리 카페와 버스킹 장소의 제공,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굴 소개하는 장소로 활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도로는 일괄적인 콘크리트에서 벗어나야 한다. 창의적인 정원도시 프로젝트를 구상했으면 한다.
여기엔 지역 상인들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 경기가 꺼지면 상인들은 비빌 언덕이 사라진다. .
두번째 대흥사 매표소에서 일주문까지 거리 또한 토요일, 일요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으면 한다.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사색과 철학의 정원으로 만들면 어떨까. 군이 사라지면 대흥사 절집도 추워진다. 
셋째 토요일과 일요일 야간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관광객들을 음주단속의 공포에서 해방시켜주는 행정적 방도가 필요하다. 가까운 곳을 선회하는 야간 미니버스를 운행, 음주 후에도 불편 없이 귀가나 목적지에 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네 번째는 청결이다. 콘크리트를 걷어낸 거리를 주민들이 솔선수범해 청소하고 관리해야 한다. 낭만과 아름다움을 갖춘 지적 도시(낭아지 야간시장)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이제 해남이 살아남느냐는 필사적이지 않으면 안 되는 지경에 도달했다. 한국 최초의 낭아지 야간시장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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