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민 경(송지 신흥·귀농인)

 우리나라 부모들은 아이들의 교육에 관해 언제나 약자이다. 그래서인지 교육 비리는 여러 형태로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교육제도로 개편되기도 하지만 번번히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해 우리 아이들을 힘들게 만든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은 그리 흔하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내 아이가 유치원을 다녀야 하는 시기가 되면서 좋은 사립유치원을 보내거나 병설유치원을 보내려고 새벽부터 줄을 서 원서를 쓰거나 뽑기를 잘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지역에서 유명한 사립유치원을 보내는 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내가 도시에 살았을 때 유명한 사립유치원을 보내는 걸 자랑삼아 얘기하는 엄마들도 있었다. 사립유치원은 특별활동 교육비를 따로 냈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유치원에서부터 영어나 미술을 시작했고 사립유치원의 원장은 부모들에게 조기교육을 강조하며 여러 명목으로 돈을 걷었다. 또 우리의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경쟁의 치열함을 안고 가야만 했다. 
인성이 확립돼 가는 가장 중요한 시기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보내는 요즘, 드러나는 어린이집의 문제들로 세상이 들썩거린다. 
요즘은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아이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유치원이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명시돼 있듯 공교육의 시작인 학교가 됐다. 그런데 사립유치원들은 원장 개인의 사업체화 돼 교육 비리의 온상이 된 것이다. 유치원 교비를 개인 차량의 유지비나 아파트 관리비 또는 개인 보험료 등으로 지출하기도 하고 유치원 운영비로 총동창회비를 내거나 식비로 지출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고 유치원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내역 단가 산출서 등 구비서류를 갖추지 않고 공사내역서도 없이 시설비를 집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교사가 아닌 사람에게 교직수당을 지급하는 유치원도 있었다고 하니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아이들의 먹거리인 급식관리는 엉망이어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보관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부실급식을 제공하면서 자신의 뱃속을 채우는데 급급했다 하니 더욱 속상하다. 물론 모든 유치원 원장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의 출발점인 사립유치원의 비리는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맡겨야 하고 인성을 교육해야 할 교육자가 온전하지 못하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암담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사립유치원의 교육비리가 적발된 곳은 전체 사립유치원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하니 빠른 시간 내에 제대로 밝혀내 학부모들과 어린아이들에게 불이익이 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통해서 올바른 교육의 시발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부모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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