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규네 무화과 농장 이야기 展
군민 개개인 1만원 성금으로

▲ 한국무용가 김영자씨가 제3회 군민초대전인 ‘일상의 낙원 해남, 득규네 무화과 농장이야기展’을 축하하는 북춤을 선보이고 있다.

 “내 고향 화원은 바다가 아름다운 곳입니다. 부모님께서 바다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저도 무화과 농사와 바다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동화 속 키다리 아저씨처럼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박득규 화가의 첫말이다. 
군민 개개인이 1만원의 성금을 모아 작가를 초대하는 제3회 군민초대전 주인공은 화원면에서 무화과 농사를 짓고 있는 박득규 화가였다.
지난달 26일부터 행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일상의 낙원 해남, 득규네 무화 농장 이야기展’은 우리지역 작가는 우리가 키우자는 차원에서 해남우리신문과 행촌미술관이 마련했고 26일 열린 오픈식에는 150여명의 군민들이 찾아 축하했다.
행촌미술관에는 화원에서 무화과 농사를 짓고 있는 박득규 화가의 일상이 천진난만하게 그려진 40여점의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화가는 무화과 나무 2000주가 낮과 밤 사이 해풍을 맞으며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화과 농사를 짓는데 가장 골치 아픈 존재가 고라니와 두더지, 토끼와 새, 뱀이란다. 이들이 먹어치우거나 못쓰게 만든 무화과는 무시못할 정도. 그래서 용병인 개와 고양이, 닭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골치 아픈 동물들과 이를 퇴치할 용병으로 식구가 늘었지만 그만큼 그림의 소재도 다양해졌다.
‘득규네 무화과 농장展’에는 빛과 어둠이 일상에 공존하듯 농장에서 만나는 모든 동물들이 등장한다. 밀짚모자 쓰고 바닥에 드러누운 화가는 개구리를 지켜보고 그러한 화가를 구경하는 강아지 등 그의 작품 속엔 모든 생명체가 공생 공존한다. 
군민초대전에 온 관람객들은 “저 양반 그림은 자연의 동물도 사람도 모두 깨  벗고 놀고 있어 재밌네”라는 반응을 보인다. 사람도 날것 그대로 자연과 동화되는 세계가 바로 박득규 화가가 생각하는 낙원이다.
군민초대전은 오는 26일까지 행촌미술관에서 전시된다. 
군민초대전은 해남문화는 우리가 일구고 가꾸자는 문화로컬운동 차원에서 마련됐다. 해남우리신문은 제1회 군민초대전에 조선미 작가, 2회는 김순복 씨를 초대했다.
해가 거듭할수록 성금을 보낸 군민들이 많아 지난해는 157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오픈 행사를 치르고 남은 67여만원은 올해로 이월해 이번 초대전에 함께 사용했다.
박득규 화가는 “작가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또 자극을 준 참여 군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마을 어디를 가든 인사 대신 술을 마시자는 고향 주민들과 아름다운 화원에서 열심히 그림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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