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삼아 했는데 신인부 장려상 
제22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

▲ 이정임 씨

 “곱게 화장을 한 후 예쁜 한복입고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무대에서 춤을 출지는 생각조차 못했죠”
지난달 18일 진도군 향토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2회 전국전통무용경연대회에서 이정임(65·해남읍)씨는 춤꾼 50여명 사이에서 신인부 장려상을 받았다. 
자식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는 게 자신의 몫이라 밝힌 이 씨는 해남 토박이로 살면서 아무개 엄마로, 때론 누구 씨 집 사람으로 불렸다. 
그러한 호칭이 당연했고 지금도 그런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그녀다.
그래서인지 대회 시상식에서 사회자가 ‘이정임’이라고 호명하는 소리가 낯설기만 했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 출석 호명을 부르는 것처럼 들렸고, 내가 맞나라는 의심도 했다.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적힌 상. 지금도 몇 번이고 상에 적힌 이름을 확인한다. 친구들 따라 나선 무용은 춤을 배운다는 것보다 쉬엄쉬엄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접했다. 그런 시간이 벌써 4년여 째이다.
이 씨는 한국무용가 한영자 선생으로부터 춤뿐 아니라 철학을 비롯해 이론 공부도 배운다.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 매번 반복해 들으니 어렴풋하게나마 무용과 친해진 느낌도 든다. 
나이 들어 굳어진 줄만 알았던 몸도 유연해지고 생각도 한층 맑아졌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이때에 적합하다는 것도 깨달아 가는 시간이다. 무용은 몸으로 쓰는 시라는 스승의 가르침도 조금씩 이해가 되고, 이제 막 습작기에서 벗어난 문하생의 날갯짓을 응원해 주는 자녀도 있다. 
일주일 2번, 화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는 무용시간이다. 
대회를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감히 상에 이름이 올려 질까 싶었다. 남들 하는 말처럼 참여하는데 의의를 둬야 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상을 받았고 슬하의 자녀 1남2녀가 더 좋아한다. 실감인지 기실감인지 모를 시간이 뒤섞였다. 
“어떻게 그런 것을 할 수 있을까요?”
무용을 시작하기 전에 했던 질문이었다. 스승은 딱 잘라 당신이라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 욕심 끝이 없겠지만, 이제 이정임이라는 이름을 찾아 무대에서 공연하는 자신을 계획하게 됐다. 동료로서 스승으로서 동행해줄 벗을 얻었고 자녀의 응원이 있기에 가능해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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