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졸업생 벌써 팔순
해남유치원 26일 폐원

 

 해남의 최초 유아교육기관이었던 해남유치원이 오는 26일 졸업식 및 수료식을 끝으로 28일 폐원하게 된다. 
1946년 4월10일 해남YMCA에서 원아수 16명, 해남유아원으로 개원한 이래 73회까지 총 2348명의 원아를 배출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최근 전국적으로 폐원하는 유치원 사태와는 연관 없이 지난해 2월부터 원아수 감소로 폐원을 검토해오다 결국 폐원에 이르게 됐다. 
오는 26일 졸업식에서는 8명이 졸업하고, 11명이 수료식을 하게 된다. 졸업생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며, 나머지 11명의 수료생들은 인근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분산 배치된다. 
해남유치원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민지 치하에서 민족교육을 고심하던 박창수씨가 유지 이희용, 민영욱, 천진욱, 김종현, 김평곤씨 등의 동의를 얻어 정해란씨를 보모로 그의 사택에서 어린이들을 모아 교육을 시작했다. 이후 일제의 탄압으로 폐원됐다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4월10일 이준묵 목사에 의해 해남YMCA에 재설립하게 됐다. 
당시 해남읍교회는 일제강점 36년 동안 우리 민족이 받은 압박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를 굳건히 세우는 일은 교육이라는 데 결의를 모았다. 이밖에도 이준묵 목사는 해남YMCA 내에 중학교 3년 과정의 해남고등공민학교를 세워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이들을 교육했다. 이곳은 10여 년 동안 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해남유치원은 초창기에는 해남YMCA의 건물에서 운영하다 해남읍교회가 건물을 신축하자 교회로 장소를 옮겼다. 당시 자료가 없어 정확한 학생 규모, 봉사자 등은 알 수 없지만 『목포노회록』에 보고된 1956년 기록을 보면, 약 80명의 어린이들이 교육을 받았을 정도로 규모가 컸음을 알 수 있다.  
해남유치원은 1962년 전 국회의장 김봉호씨가 원감으로 취임하면서 해남유치원 설립 인가를 받고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당시 보모는 김정자씨 등이었다. 
이후 2013년에 재단법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유치재단으로 설립‧경영자 변경 인가, 원사 위치 변경 인가를 받은 뒤 오는 26일 19명의 졸업생과 수료생을 배출하고 28일 폐원하게 된다. 현재 해남유치원의 이사장은 김영봉 목사, 원장은 2001년부터 정윤희씨가 맡아왔다. 
1970년대 교육을 받았던 세대들도 대부분 유치원이라는 것은 몰랐다. 하물며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라면 유치원이라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올해로 73회 졸업이고 보면 1회 졸업생은 벌써 팔순이 됐다. 한때 해남 유아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해남유치원의 폐원은 그래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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