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권 철(해남 윤씨 중앙종친회장)

 4월15일의 총선을 위한 예선전은 끝이 났다.
이제부터는 본선에 오른 여야 후보자들이 화려한 경력을 앞세워 이런저런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에게 읍소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유권자는 후보자에 대한 객관적이고 확실한 정보 즉, 그가 어떤 사람인가를 제대로 알 수 없다.
더구나 사람들은 태생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업적에 대해 부풀려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뿐만 아니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사람 1위가 정치인이라는 사실도 유념할 일이다.
우리 속담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던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로 사람을 평가했다. 
유권자는 후보자가 공약을 지킬만한 능력과 인격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이는 비단 이번 선거와 후보자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대통령은 물론 군수나 군의회 의원도 마찬가지다.  
현재 감옥에 있는 전직 대통령을 생각하면 그의 참 모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서글프기만 하다. 
더구나 유권자는 달포 가량의 선거 기간만 지나면 철저하게 을의 신세로 전락하지 않는가? 이는 정치혐오와 정치 기피현상을 불러와 투표를 포기하는 사람까지 나타난다. 
그러나 투표를 포기하면 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 또한 투표권 행사다. 다만 아름다운 정치 문화를 위해서 후보자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나는 그 비법을 최근에 프랑스 작가 장지오노의 소설「나무를 심는 사람」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 없이 고결해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독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바람직한 한 인간의 참된 내면의 모습을 이 시작과 함께 모두 드러낸다. 작가는 주인공에 대해 사람들이 근거 없이 혹은 맹목적으로 사용하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고「보기 드문 인격」이라고 규정해 놓았다. 
그리고「보기 드문 인격」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독자를 위해서 다음 같은 4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그것도 여러 해 동안 관찰한 행운의 결과를 가지고 나온 것이다.
하나,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날 것. 둘, 그 생각이 더 없이 고결할 것. 셋,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을 것. 넷,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이 남아 있을 것.
나는 여기에 더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그가 홀로 고독 속에서 일했으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충고를 덧붙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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