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아이들 
학교시설 탄력적 운용을

 

 초·중·고의 개학이 또다시 4월로 연기되면서 아이들을 맡길 곳 없는 학부모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학교 신학기 개학일을 4월6일로 추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교육부는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에 따른 학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사일정과 방역관리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교육부는 수업일수 10일을 법정 수업일수에서 감축하라고 권고했다.
수업량을 우려한 교사들은 걱정을 덜게 됐다. 하지만 학부모에 대한 배려는 없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현재 해남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긴급돌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면단위 작은 학교의 경우 3~4명, 해남서초 25명, 해남동초에는 100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저학년 긴급돌봄을 제외하고는 학생들을 학교에 나오지 말게 할 것과 방과 후 프로그램과 급식실 등 교육관련 시설을 운영 중단할 것을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종일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학생들은 학교 대신 학원이나 PC방, 커피숍 등 또 다른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또 학생들의 생활패턴도 변화해 오전 10~11시에 기상하고 온라인 학습 외에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 학부모는 “무작정 학교를 나오지 말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학원과 PC방은 안전한 곳인가. 각 교사들과 직원들은 모두 정상출근해 근무를 하는데 얼마나 비효율적인가”라며 “등교를 원하는 학생들만큼은 등하교버스, 급식, 학습 등 일상의 학교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남동초의 경우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등교하면서 교사들이 직접 10여 명 내외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학습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방역을 최우선으로 급식실도 운영 중이다. 하지만 교육부의 지침과 상반되기 때문에 이마저도 언제 끊길지 모르는 상태다. 학교의 규모나 형태에 따라, 또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돼야 할 학교라는 울타리가 책임소재에 운운으로 제 역할을 백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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